끝날 듯 끝나지 않던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3개월 반 만에 종전에 이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전쟁 기간 내내 국제유가를 자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던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종전 이후’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종전 계획이 알려진 이후 국내 증시에서는 항공·건설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매경플러스 머니닥터 전문가들은 종전이 유가 안정과 물가 둔화, 금리 부담 완화라는 측면에서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전력기기 등 기존 주도주의 강세가 이어지는 한편, 조선·금융·바이오 등 상대적으로 소외된 업종으로 매수세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고물가·고금리 우려 약화...증시에 호재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주목한 부분은 국제유가다.
중동 지역은 세계 원유 공급의 핵심 지역인 만큼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종전은 공급 불안 해소와 함께 유가 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소현철 상지대 국가안보융합학과 외래교수는 “종전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 물가도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금리 인상 압력을 낮추고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 결과적으로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기대감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높은 물가와 금리 수준이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제조업뿐 아니라 소비재, 운송업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유가 하락은 기업 실적 개선과 소비 회복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이 종전 소식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물가와 금리 상승 가능성이 작아지는 것은 산업별로 중요한 변수”라며 “특히 성장 산업과 장기 투자 자산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시장의 핵심 주도 업종으로 AI 컴퓨팅과 AI 인프라를 꼽았다. AI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AI 관련 산업은 요구 수익률 자체가 워낙 높아 금리 변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며 “여전히 시장의 중심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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