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등 입주기준 낮췄지만
교통 불편-일자리 부족해 외면
기획부터 면밀한 수요분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LH가 신규 공급한 건설임대 중 입주자를 찾지 못해 소득, 자산 등 입주 문턱을 낮춘 단지는 76곳(중복 제외), 2만6178채 규모에 이릅니다.
LH는 최초 계약률이 50% 미만이거나 6개월 이상 입주자를 찾지 못한 공공임대 단지가 나오면 입주 기준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420채 규모의 경북 포항블루밸리 청년 행복주택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2022년 2월 준공 이후 3개월부터는 소득, 총자산 기준을 아예 보지 않다가 이후에는 포항 인근이 아니면 소형 저가 주택을 보유한 유주택자라도 입주를 허용했죠. 지난해 5월부터는 청년이 아니더라도 중위소득 150%(1인 가구 기준 406만 원) 이하면 모두 입주자로 받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 167실(39.8%)이 공실로 남겨진 상황입니다.
5년 연속 입주자 자격 완화 공고를 낸 단지는 10곳인데 이 중 7곳이 청년, 신혼부부,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행복주택이었습니다. 2021년 이전 공급한 건설임대까지 포함하면 실제 입주자 기준을 완화한 단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기준 완화에도 지원자가 나오지 않는 것은 임대료는 저렴해도 주변 교통이 불편하거나 일자리 등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건설임대는 통상 산업단지나 택지가 새로 개발되면서 함께 공급되는데요. LH는 인근 개발이 마무리되기 전 선제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다 보니 빈집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 해도 한정된 예산으로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주거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수요 분석을 면밀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LH는 지난해 영업손실 6413억 원을 내며 2009년 통합 이후 첫 적자를 냈습니다. 주 수익원이던 민간 택지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임대주택 공급과 운영에 따른 비용 부담은 확대되고 있죠. 주택 건설 단계부터 기획 부서와 공급 부서 간 협의를 강화하고 공공주택 대기자 현황을 수요에 맞게 제대로 파악하는 조치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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