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재-고승민 첫 올스타 출격에 "TV로만 보던 곳에..." 감격→"그런 것 좀 하지 마" 핀잔, 티격태격에도 서로를 챙겼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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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고승민(왼쪽)과 전민재.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두 내야수가 이제는 같은 팀에서 주전이 돼 올스타전에 뽑혔다. 롯데 자이언츠의 키스톤 콤비 전민재(26)와 고승민(25)의 첫 올스타 소감을 스타뉴스가 들어봤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3일 2025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 베스트 12 명단을 발표했다. 올스타전 베스트 12는 6월 2일부터 6월 22일까지 KBO 홈페이지, KBO 공식 앱, 신한 SOL뱅크 앱 등 총 3개의 투표 페이지를 통해 3주간 진행된 팬 투표(70%)와 선수단 투표(30%)를 합산해 산출됐다.

롯데가 드림 올스타에서 6명으로 가장 많이 뽑힌 가운데, 전민재와 고승민은 각각 유격수와 2루수 부문 베스트 12에 선정됐다. 전민재는 팬 투표 157만 9413표, 선수단 투표 178표로 모두 1위에 올랐다. 고승민의 경우 팬 투표에서 115만 3002표로 삼성 류지혁(136만 5858표)에게 밀렸으나, 선수단 투표에서 169대 86으로 압도적으로 앞서며 총점 37.27점으로 34.42점의 류지혁을 뒤집었다.

특히 두 선수는 모두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나선다. 전민재는 2018년 두산 입단 후 한번도 올스타 후보에 오르지 못했고, 고승민은 지난해 드림 2루수 부문에서 4위에 머물렀다. 생애 처음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이다.

전민재.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올 시즌 전민재는 24일 기준 60경기에서 타율 0.330(206타수 68안타) 3홈런 23타점 30득점 2도루, OPS 0.798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초반부터 내야 빈자리를 채워주며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고승민 역시 65경기에서 타율 0.292(250타수 73안타) 2홈런 25타점 39득점, OPS 0.745를 기록 중이다. 큰 부상 없이 잘 버텨주며 1루수와 2루수를 오가며 활약했다.

24일 열릴 예정이었던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난 전민재와 고승민은 올스타전 출전 소감을 밝혔다. 전민재는 "맨날 TV로만 보던 걸 내가 나간다고 하니 진짜 영광스럽고 믿기지가 않는다"고 했다. "그런 것 좀 하지 마라"며 장난스러운 핀잔을 줬던 고승민은 "원래 팬 투표에서 지고 있다가 선수단에서 인정해주셨다는 것이 영광이다. 인정을 받았다는 게 열심히 할 계기가 됐다"며 "당연히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민재는 박성한(SSG)과 이재현(삼성)이라는 걸출한 경쟁자들이 있었음에도 1, 2차와 최종 팬 투표 집계 모두 1위를 지켰다. 그는 "보면서 '이게 맞나' 계속 생각했고, 이게 현실이라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본인이 올스타전에 나간다는 걸 상상하지 못했다는 그는 "그냥 TV 쇼라고 생각했다"고 놀라워했다.

고승민은 "한국에서 야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거라서 거기에 걸맞게 실력으로 인증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에 관심을 가졌다는 그는 지난해 올스타 MVP인 재런 듀란(보스턴)을 보면서 "감명받아서 나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롯데 고승민. /사진=김진경 대기자

최근 올스타전에는 선수들의 다양한 이벤트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전민재와 고승민은 처음이다보니 아직 확실히 정하지 못했다. 전민재는 "올스타전에서 뭘 해야 될지 고민이다. 자이언츠TV(구단 공식 유튜브) 팀과 협의해보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고승민은 "팬들을 위한 이벤트도 하겠지만, 진지하게 내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 그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해 말 트레이드로 롯데에 이적한 전민재에게 고승민은 '믿는 구석'이다. 전민재가 대전고로 전학가기 전까지 두 사람은 북일고에서 함께 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고승민은 "많이 무서웠던 선배"라며 농담을 던진 뒤 "너무 잘해준다. 말 한 마디 없이 묵묵하게 잘 챙겨주고 그래서 편하다"고 밝혔다.

전민재 역시 "많은 후배들이 있는데 승민이가 좀 더 나서서 챙겨줘서 적응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고마워했다. 이에 전민재는 시즌이 끝나고 내년 스프링캠프 전까지 고승민에게 명품 신발을 선물해주기로 했다. 그는 "그만큼 승민이가 시즌 초에 많이 힘이 됐다"고 말했다.

롯데는 어느덧 시즌의 반환점인 72경기를 넘어섰다(24일 기준 75경기). 고승민은 "많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팀이 잘해줘서 내가 잘해보이는 것 같다. 후반기 때 다시 잘 준비해서 작년 모습을 되찾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전민재는 "앞만 보고 하다가 생각이 많아지면서 잠시 주춤한 것 같다"며 "이제 하던 대로 앞만 보고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롯데 전민재(왼쪽)와 고승민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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