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 매출 순위 ‘탑5’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BMW가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치고 10년만에 처음으로 왕좌에 올랐고, 테슬라는 전기차 캐즘 속에서도 판매 호조로 사상 처음 3위에 등극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MW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5조9919억원으로 벤츠코리아(5조 6882억원)를 넘어섰다. BMW가 국내에서 벤츠 매출을 넘어선건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벤츠가 1575억원으로 BWM(1363억원)을 앞섰다. BMW와 벤츠는 판매 대수에서 왕좌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지만 매출은 비싼 차를 많이 파는 벤츠가 더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전기차 화재 이후 벤츠가 대대적인 할인에 나선 데다 S클래스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3위는 폭스바겐그룹코리아를 제치고 테슬라코리아가 차지했다. 테슬라 매출은 전년 대비 48.4% 급증한 1조6976억원, 영업이익 역시 51.2% 증가한 25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테슬라코리아는 판매 호조에 2021년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후 4년 연속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수입차 시장이 'BMW·벤츠·테슬라' 3강 구도로 재편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에서 테슬라의 존재감은 커졌다.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Y(1만8717대)는 지난해 단일 모델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에 올랐다.
반면 폭스바겐그룹 매출은 1조1193원으로 같은 기간 42.4% 감소했다. 도요타는 3월 회계연도라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다. 2023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매출은 1조2645억원이었다.
포르쉐코리아는 매출 1조3127억원으로 수입차 4위에 올랐다. 포르쉐는 '강남 싼타페'로 불리는 카이엔 등이 국내에서 불티나게 팔리면서 2020년(1조109억원) 처음 '1조 클럽'에 가입한 후 2023년엔 사상 최대 매출(1조53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내수시장 부진으로 매출이 14.5% 꺾였지만 1조원대를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10.7% 감소한 509억을 기록했다. 포르쉐코리아의 지난해 판매량(8284대)은 수입차 순위론 7위지만 차값이 비싸 매출이 높다.
판매 순위 4위(1만5051대)인 볼보는 신차 출시 등이 늦어지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1조10억원)보다 12.8% 감소한 8752억원에 그쳐 1조클럽에서 빠지게 됐다. 다만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전년(53억원) 대비 24.9% 늘었다.
한편 국내 기부금으로 보면 벤츠코리아가 68억1041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입주민들을 위해 지원금 45억원을 제외하더라도 가장 많다. 이어 포르쉐코리아(18억원), BMW그룹코리아(13억419원), 폭스바겐그룹코리아(11억5446원) 순이다. 테슬라코리아는 2019년 감사보고서 공개 이후 지난해까지 한번도 기부금을 지출하지 않았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