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현대차 사장’ 정순원, 74세에 첫 문인화 개인전 ‘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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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현대차 사장’ 정순원, 74세에 첫 문인화 개인전 ‘떨감’

업데이트 : 2026.05.28 15:29 닫기

‘인고 끝 단맛처럼’…먹으로 풀어낸 삶의 궤적
6월 10~18일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

정순원 작가 개인전 ‘떨감’. 사진| 무우수갤러리

정순원 작가 개인전 ‘떨감’. 사진| 무우수갤러리

정순원 작가가 74세에 첫 개인전을 연다. 경제학자와 기업인, 정책가의 길을 걸어온 그가 70대 중반에 이르러 붓과 먹으로 삶의 궤적을 풀어낸 자리다. 서울 인사동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수묵이 품을 수 있는 사유의 깊이와 인생의 시간을 조용히 응시한다.

오는 6월 10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는 지문(紙紋) 정순원 작가의 문인화 개인전 ‘떨감’이 열린다.

정 작가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현대경제연구원 부사장, 현대자동차 기획총괄본부장(사장), 현대로템 대표이사 부회장, 삼천리 대표이사 사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역임하며 지내며 경제계와 정책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수묵화에 심취한 지 8년째를 맞은 정 작가는 경제학자이자 기업인, 정책가로 살아온 긴 시간을 필묵으로 풀어낸 결과물을 이번 전시에 담았다. 숫자와 전략의 언어 속에서 축적한 사유가 먹과 여백의 형식으로 전환된 셈이다.

정순원 작가 작품. 사진| 무우수갤러리

정순원 작가 작품. 사진| 무우수갤러리

이번 전시는 정 작가가 74세에 여는 인생 첫 개인전이다. 제목 ‘떨감’에는 떫은 감이 오랜 인고(忍苦)의 시간을 거쳐 달콤하게 익어가듯 삶의 깊이를 현대 수묵의 언어로 풀어내겠다는 뜻이 담겼다.

정 작가는 “나의 예술은 불완전하고 쓰디쓰지만, 결국 큰 울림으로 남는 떨감의 뒷맛에서 탄생한다”며 이번 전시의 제목의 ‘떨감’으로 붙인 이유를 밝혔다.

정순원 작가 작품. 사진| 무우수갤러리

정순원 작가 작품. 사진| 무우수갤러리

전시는 초심을 담은 ‘서시(序詩)’ <그림을 그리려는 마음>, 핵심 연작 <사계도(四季圖)>, 수묵추상 작업 등 세 축으로 구성된다. 먼저 <그림을 그리려는 마음>은 감이 익어 꿀이 되듯 그림을 마음의 고백이자 성숙의 증거로 삼아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담았다.

이어 <사계도>는 조선 중기 문인 권호문의 시조 ‘한거십팔곡’ 제10곡을 바탕으로 사계절의 이치와 삶의 순환을 수묵으로 풀어낸 작업이다. ‘선의 사유’ 시리즈에서는 갯벌 위 정박한 배와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삶의 뿌리를 형상화했다.

수묵추상 작업에서는 ‘적층(積層)’과 ‘마멸(磨滅)’이라는 수행적 과정을 통해 인간관계의 복잡한 상호성을 시각화했다. 먹이 한지 위로 스며들고 경계를 이루는 과정 속에서 관계의 긴장과 화해, 시간의 흔적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정순원 작가 작품. 사진| 무우수갤러리

정순원 작가 작품. 사진| 무우수갤러리

정순원 작가 작품. 사진| 무우수갤러리

정순원 작가 작품. 사진| 무우수갤러리

흥미로운 점은 정 작가의 작품 세계가 단순한 늦깎이 취미를 넘어선다는 데 있다. 기업 경영과 정책 결정의 최전선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이력이 화면 곳곳에 스민다.

작가는 전통수묵에 현대적 호흡을 불어넣는 ‘법고창신’의 정신을 드러낸다. 특히 작품 속 여백을 단순한 공백이 아닌 ‘관객 사유의 창’으로 삼아 보는 이들이 각자의 상상력과 경험을 작품 안에 들여놓기를 기대한다. 때로는 날카롭고 때로는 질박한 필치로 수묵의 지평을 확장해가는 구도자적 자세가 이번 전시 전편에 흐른다.

정 작가의 문인화 개인전 ‘떨감’은 오는 6월 10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열린다.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금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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