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키우고 육아용품을 쓰는 건 전 지구적인 일인데 한국만 타깃하는 건 아깝다고 생각했습니다."
임이랑 코니바이에린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엄마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니즈는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할 것이라는 생각에 제품 기능과 품질 향상에 집중한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도 급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대표는 2017년 첫 아이 출산 후 모유 수유를 하던 중 목 디스크를 겪은 경험에서 출발해 초경량 아기띠 '코니 아기띠'를 만들었다. 한국은 물론 해외 SNS에서도 입소문을 타면서 회사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냈다. 특히 일본과 중화권 시장에서의 입지가 탄탄하다. 지난해 매출은 823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급증했다. 2017년 3억원으로 첫 연간 매출을 거둔 이후 창업 9년 만에 이룬 성과다.
매출의 약 60%가 해외에서 나오는 코니의 시선은 창업 초기부터 한국 밖을 향해 있었다. 첫 해외 진출은 거창한 전략이 아니라 고객의 문의 한 통에서 비롯됐다. 임 대표는 "한국 고객이 일본에 있는 친구한테 선물하고 싶다며 일본으로 배송이 되냐고 물어봤다"며 "처음엔 우체국 택배로 한 건 보내드렸는데, 그러다 보니 '한번 제대로 해볼까' 싶어 일본어 홈페이지를 열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하던 커뮤니케이션과 포스팅, 홍보 활동을 일본에서도 똑같이 해나갔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코니가 추구하는 가치는 어느 나라에서나 다르지 않다"면서도 "고객의 삶에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일은 조금씩 해왔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지진 재난경보가 발령됐을 때 "가장 얇고 가벼운 코니 아기띠를 메고 아이와 대피했다"는 후기가 오자 배송비를 회사가 부담해 물건을 발송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 당시에는 아기띠 약 1000개를 무료로 기증했다.
이 같은 고객 밀착형 접근은 육아용품 특유의 강한 팬덤으로 이어졌다. 한번 만족한 부모가 아이의 성장 단계마다 같은 브랜드를 다시 찾는 구조다. 임 대표는 "아이가 크면 새 옷이 필요한데, 어디서 살지 고민할 때 과거에 만족했던 브랜드부터 떠올리고 그 홈페이지에 뭐가 있는지 보게 된다"며 "그전의 경험이 얼마나 좋았느냐가 이후 관계 유지의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실제 코니의 라인업 상당수는 충성 고객의 요청에서 나왔다. 아기띠의 메쉬 버전과 사이즈 조절 버전, 턱받이, 어른용으로 확장한 모달 상하복 세트까지 "이런 것 만들어 달라"는 고객 요구가 실제 제품으로 이어졌다.
코니의 또 다른 특징은 창업 초기부터 자사몰(D2C·소비자직접판매)을 핵심 채널로 삼았다는 점이다. 전체 매출 중 약 70%가 자사몰을 통해 발생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 등 대형 플랫폼 입점이 사업 초기 정석으로 통하지만 임 대표는 처음부터 플랫폼에 집중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아기띠는 사용법을 교육해야 하는 제품이라 홈페이지 안에 콘텐츠를 쌓고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알려줘야 한다"며 "플랫폼은 고객 데이터를 충분히 주는 채널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D2C 원칙은 창업 이래 바뀐 적이 없다. 임 대표는 "자사몰 배송을 가장 빠른 것으로 맞췄고, 쿠팡은 직매입 구조라 오히려 가격이 더 높다"며 "회원 가입 쿠폰 같은 혜택까지 더하면 고객이 굳이 자사몰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고객 후기는 곧바로 제품에 반영된다. 임 대표는 "고객 후기를 매일 아침 확인한다"며 "여름 모달 옷 상하 세트를 어른용으로 확장하거나 깜빡하고 빼먹은 주머니를 가을 제품부터 다시 넣는 식으로 실제 제품에 즉시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략은 무리한 국가 확장보다 기존 시장 침투에 무게를 둔다. 임 대표는 "넓고 얇게 전 세계를 정복하기보다 한 나라에 공들여 잘하고 싶다"며 "여기서 침투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고객과 얼마나 촘촘히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라인업도 고객 요청에 맞춰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부모로서의 삶을 더 쉽고 멋지게'라는 미션 안에는 다양한 상황에 필요한 제품이 있다"며 "결국 가장 좋은 마케팅은 마케팅 기술이 아니라 제품 그 자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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