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적정 수준·초고과 주택 기준 등
쟁점으로 꼽아 보유세 강화 가능성에 무게
이재명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내년도 세제 개편안을 통해 다주택 및 초고가 주택에 대해 보유세를 강화할 방침을 시사했다. 전체적인 집값 상승을 견인해 온 초고가 주택에 대해 보유세를 부과해 주택 가격 상승세를 둔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0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 7대 쟁점으로 △보유세 적정 수준 △보유세 추가 부담할 초고가 주택 기준 △실거주용 1주택과 비거주용, 다주택에 차이를 둘지 △차이를 둔다면 어느 정도가 적정할 지 △초고가 실거주 주택은 별도 처리할지 △보유세와 거래세 관계 △보유세수의 용도를 제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 그러면 서구, 선진국이 하는 것만큼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게 맞겠다”며 보유세 강화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실제 청와대와 정부는 올초부터 보유세 강화를 골자로 한 세제 개편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부과 요율과 적용 대상, 거래세 등 나머지 부동산 세금과의 균형 등 여러 변수를 적용한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해 왔다. 청와대는 초고가 주택이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을 견인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3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서울과 같은 메트로폴리탄 도시인 뉴욕·런던·도쿄·상하이의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며 “부동산이 대한민국 전체가 아닌 서울의 문제인 만큼 나라별 보유세 현황보다 메트로폴리탄 보유세를 지표로 삼는 게 맞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등에 따르면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2023년 기준 0.15%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33%보다 낮은 수준이다. 미국(0.83%), 영국(0.72%), 일본(0.49%) 등보다 낮다. 다만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까지 합해서 보면 한국의 세금 부담이 그리 낮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진행될 총 4차례의 부동산 토론회에서 적정 보유세 수준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할 전망이다.
부동산 대토론회에선 보유세를 부과받게 되는 주택 기준을 놓고서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은 취득 시점의 가격을 기준으로 보유세를 매기고 연간 상승 폭을 제한하지만, 한국은 시가와 연동된 공시가격이 기준이라 집값이 오르면 세 부담이 자동으로 불어난다. 이에 따라 소득이 없는 고령 은퇴자의 부담이 커지고, 늘어난 세금이 임차인에게 전가돼 주택 임차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당시 초고가 주택 기준으로 “보유세를 50억 넘는데만 하자는 얘기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용범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보유세와 관련해 “국회의원 (마다) 의견 다르고, 상임위별로, 지역별로도 다르다”며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결론을 어느 정도 정해놓고 과정으로 (부동산 대토론회를) 한다고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경청하고 숙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여러차례 공개석상에서 “실거주 1주택 보유부담이 크게 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세 부담을 높이는 ‘핀셋 증세’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보유세와 반대로 양도세는 낮아질지 주목된다. 보유세를 올리려면 거래세를 낮춰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거래세 인하가 매물 잠김 해소로 이어질지도 토론회에서 다뤄질 수 있다.
실제 김 실장은 “보유세와 거래세 등 세제 전반에 대해 연구용역과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부동산 세제 전반을 종합적으로 손질할 방침을 시사했다. 구 부총리도 지난 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유세와 거래세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토론회에선 보유세 외에도 비거주 1주택자 과세 강화와 보유세 상향, 거래세 완화, 주택담보대출 추가 규제, 공급대책 보완 등 다양한 사안을 놓고 찬반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중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현행 보유세 체계는 실거주 여부를 따지지 않고 1가구 1주택자에게 세제·대출 등에서 일반 1주택자와 동일한 혜택을 부여해 왔다. 이에따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중이다.
과세가 강화될 경우 적용 대상을 어디까지로 볼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직장과 학업 등 불가피한 사유로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일괄적으로 과세를 강화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도 빼놓을 수 없는 쟁점이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된 상태다. 최근에는 KB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한도를 3억원까지 줄이는 등 은행권의 대출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한도를 추가로 축소할 경우 청년층 등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현금 부자’만 유리한 시장이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실장은 청년층의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가능성에 대해 “당장은 돈이 없지만 능력과 미래가 있는 실수요자를 지금 외면하는 게 맞느냐는 고민이 있다”며 “정부 내에 반대 의견이 많은데, 최종 결정은 열어놓고 토론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김 실장은 “세제 개편안을 늦어도 8월초까지는 발표해야 한다”며 “16일 재경부 논의와 23일 대토론회를 거쳐 나오는 의견을 최종 개편안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16일 재경부 주재 부동산 세제 토론회는 오전 10시~11시30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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