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7개 핵심 쟁점 제시
생애최초 대출 6억 한도
집값 상승 맞춰 완화 검토
초고가 기준·적정 세율 논의
비거주 1주택 증세도 도마
이재명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내년도 세제 개편안을 통해 다주택·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전체적인 집값 상승을 견인해온 초고가 주택에 보유세를 부과해 주택가격 오름세를 둔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 7대 쟁점으로 △보유세 적정 수준 △보유세를 추가 부담할 초고가 주택 기준 △실거주용 1주택과 비거주용, 다주택에 차이를 둘지 여부 △차이를 둔다면 어느 정도가 적정할지 △초고가 실거주 주택은 별도 처리할지 △보유세와 거래세 관계 △보유세수 용도를 제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 그러면 서구나 선진국이 하는 것만큼 보유 부담을 지게 하는 것이 맞겠다"며 보유세 강화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실제 청와대와 정부는 올 초부터 보유세 강화를 골자로 한 세제 개편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부과 요율과 적용 대상, 거래세 등 나머지 부동산 세금과 균형 면에서 적정한지 등 여러 변수를 적용한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해왔다. 청와대는 초고가 주택이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을 견인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총 4차례 진행되는 부동산 토론회에서 적정 보유세 수준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할 전망이다.
부동산 대토론회에서는 보유세를 부과받게 되는 주택 기준을 놓고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은 취득 시점의 가격으로 보유세를 매기고 연간 상승폭을 제한하지만 한국은 시가와 연동된 공시가격이 기준이어서 집값이 오르면 세 부담이 자동으로 불어난다. 이에 따라 소득이 없는 고령 은퇴자의 부담이 커지고 늘어난 세금이 임차인에게 전가돼 주택 임차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보유세와 관련해 "국회의원 (마다) 의견이 다르고 상임위별·지역별로도 다르다"며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결론을 어느 정도 정해놓고 과정으로 (부동산 대토론회를) 한다고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경청하고 숙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유세와 반대로 양도세는 인하될지 주목된다. 보유세를 올리려면 거래세를 낮춰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거래세 인하가 매물 잠김 해소로 이어질지도 토론회에서 다뤄질 수 있다. 실제 김 실장은 "보유세·거래세 등 세제 전반에 대해 연구용역과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부동산 세제를 종합적으로 손질할 방침을 시사했다.
토론회에서는 보유세 외에도 비거주 1주택자 과세 강화와 보유세 상향, 거래세 완화, 주택담보대출 추가 규제, 공급대책 보완 등 다양한 사안을 놓고 찬반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과세가 강화되면 적용 대상을 어디까지로 볼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출 규제도 빼놓을 수 없는 쟁점이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된 상태다. 최근에는 KB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한도를 3억원까지 줄이는 등 은행권의 대출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김 실장은 청년층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대출 한도를 현행 6억원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도 시사했다.
김 실장은 "청년들에 대한 (대출) 한도 문제는 한 번 고민을 해야겠다"며 "신혼부부가 전월세 부담 때문에 꼭 집을 사야겠다는 절박함이 있는데 6억원 한도 탓에 집을 못 산다면 그다음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생애최초 실수요자는 규제지역에서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지난해 6·27 대책에 따라 대출 한도는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된다.
정부가 대출은 옥죄었는데 집값은 상승하면서 청년층의 주택 구매는 점점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실장은 "6억원도 작은 돈은 아니지만 서울·수도권 집값이 지난 1년 사이 많이 올랐다"며 "서울 외곽의 15억원 안팎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이 지역의 상승률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오수현 기자 / 박재영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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