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계속땐 2032년부터 고용 ‘마이너스’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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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 뒷걸음질]
한은 ‘취업자수 추세 전망’ 보고서
“2050년엔 2024년의 90%로 감소
연금-의료비 부담 2배로 늘어날 것”

11일 서울 시내의 한 어르신 일자리센터에서 어르신이 직업교육을 듣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06.11 뉴시스

11일 서울 시내의 한 어르신 일자리센터에서 어르신이 직업교육을 듣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06.11 뉴시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2032년이면 추세 취업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2050년이면 연금·의료비 지출 부담이 지금의 2배 수준으로 불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7일 ‘인구 및 노동시장 구조를 고려한 취업자 수 추세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고용시장의 흐름을 추정하기 위해 자연 실업률 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취업자 수를 ‘추세 취업자 수’로 정의하고 이를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추세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2011∼2015년 40만 명 수준에서 2016∼2019년 19만 명으로 낮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1∼2024년에는 32만 명으로 다시 늘었으나, 올해 들어선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세가 꺾이면서 10만 명대 후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추세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점차 둔화돼 2032년경이면 아예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더라도, 실제 취업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고용 감소 추세가 지속되면서 2050년 취업자 규모가 지난해의 90%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취업자 규모의 추세적 둔화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고통을 불러올 것이라는 게 한은의 경고다. 한국의 고용 축소가 생산성 제고에 따른 것이 아니라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취업자 수가 줄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 생산요소 중 하나인 노동 투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은은 추세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2032년부터 노동 투입이 GDP 성장의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마이너스 기여도는 점점 커져 2050년에는 자본 투입과 생산성 증가가 이뤄지더라도 GDP 성장률이 0%대 중반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1인당 GDP가 늘어난다면 개인의 후생이 나아질 수 있지만, 1인당 GDP 증가율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은 고령층 인구 비중이 확대되는 등 인구 감소보다 취업자 수 감소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연금과 의료비 지출 부담도 급증한다. 한은은 현재 GDP 대비 10% 수준인 연금, 의료비 지출이 2050년에는 2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경력 단절 해소, 은퇴연령층 계속 고용 등 경제 전반의 구조 개혁을 통해 생산성과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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