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대출금리, 일부 은행서 고신용자보다 낮아
전문가 “위험 기반 금리체계 흔들…시장 왜곡 우려”
정부의 포용금융 압박에 은행권에서 저신용자의 가계대출 금리가 고신용자보다 낮은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이 저신용·소득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이자 혜택 등 금융 지원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국내 은행 중 신용점수 600점 이하인 차주에게 그 위 단계 신용점수대보다 더 낮은 금리로 가계대출을 내준 곳은 4곳에 달한다.
KCB 신용점수는 1000점 만점이며, 1등급은 942~1000점대다. 그 이하는 △2등급 891~941점 △3등급 832~890점 △4등급 768~831점 △5등급 698~767점 △6등급 620~697점 △7등급 539~619점 등으로 구성됐으며, 총 구분 등급은 10등급(334점 이하)까지 있다. KCB는 신용점수 900점 이상, 즉 1~2등급을 ‘고신용자’로 구분하며 3~4등급은 ‘준고신용자’, 5~6등급은 ‘중신용자’, 그 이하는 ‘저신용자’로 구분한다.
지난 4월 기준 신한은행의 신용점수 600점 이하 차주 가계대출 금리는 6.49%로, 601~650점에 적용되는 금리 7.08%보다 0.59%포인트(p) 낮았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의 경우, 600점 이하 차주 적용 금리(11.24%)가 그 위 단계(12.35%)보다 낮았다.
이 외 제주은행, 케이뱅크의 600점 이하 차주 금리도 601~650점 적용 금리 대비 각각 0.02%p, 0.12%p씩 낮았다.
통상 위험 기반 가격 책정(Risk-based pricing)에 따라 연체율 등 리스크가 높은 저신용자에게 그렇지 않은 고신용자 대비 높은 금리를 치르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 모습이다.
“신용위험에 따른 가격 산정 기능 약화할 수도”
최근의 이러한 금리 역전 현상은 당국의 개입에 따른 인위적인 금리 조정이 이뤄진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연체 가능성이 큰 저신용 차주에게 고신용자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이 시장 원리에 부합하는 방식이지만, 최근 일부 구간에서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 기조와 대출 총량 규제에 대응하려는 금융권의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포용금융 확대 과정에서 신용위험에 따른 가격 산정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은 “정책대출이 DSR 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가계대출 잔액 대비 높아진 주택 정책금융의 비중은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민간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유인 약화 및 대출경쟁 심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용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대출 확대, 정책·담보 중심 대출, 왜곡된 위험관리는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신인석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은 “위험관리를 경기순환에 민감한 자산가격에만 의존하는 관행은 잠재적으로 시스템리스크를 크게 하는 요인”이라며 “중장기 예방 차원에서 가계부문에 대한 위험관리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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