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총수 일가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삼부토건 창업자의 손자 조창연 씨에게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는 항소심(2심) 판결이 나왔다. 조씨가 윤 대표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 결과가 2심에서 완전히 뒤집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항소 6-3부는 21일 조씨가 윤 대표를 상대로 낸 대여금 반환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1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표는 조씨에게 2억원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날 법정에서 구체적인 선고 이유를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윤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금전 대여 사실에 대한 증명 책임이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조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윤 대표에게 2억원을 빌려줬다고 확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뒤집으면서 윤 대표는 원금과 이자를 모두 물어주게 됐다.
두 사람의 금전 거래 논란은 2016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씨는 삼부토건 창립자인 고(故) 조정구 회장의 손자다. 윤 대표와는 초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졌다. 당시 윤 대표가 운영하는 투자 회사의 지원을 받은 건설사 VSL코리아(현 다올이앤씨)가 르네상스호텔 부지 인수자로 선정됐다. 전체 인수 규모는 6900억원에 달했다.
조씨는 대규모 대출 약정을 앞두고 윤 대표가 자신에게 급하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5만원권으로 현금 2억원을 마련해 윤 대표의 사무실에 직접 가져다 놓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 대표가 오랜 기간 돈을 갚지 않자 조씨는 2023년 11월 민사 소송을 냈다.
조씨는 윤 대표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형사 고소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현금 2억원을 받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이 형사 사건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결론이 났다. 윤 대표는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맏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이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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