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 취약 60대 고령 수용자 증가
수용 정원 200% 초과한 교도소도
여름철 인권 침해 논란까지 불거져
지적 이어지자…법무부, 관련 예산 편성
“감방이 무슨 호텔이냐” 비난 여론 일어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교정 시설인 교도소의 수용 과밀 문제가 또다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수용 정원을 200% 초과한 곳도 있어 여름철 냉방과 위생 문제를 넘어 인권 침해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교정 시설은 혹서기에 대비할 냉방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수용자들이 선풍기로 여름을 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법무부가 예산을 들여 냉방 설비 보강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감방이 무슨 호텔이냐” 등 비난 여론도 강하게 일고 있다.
31일 법무부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교정시설 내 수용자 생활 공간에는 냉방 설비가 없고, 주로 근무자의 사무공간 또는 의료동 건물 등에만 냉방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자 생활 공간에는 선풍기 1~2대만이 제공되고 있는데, 그나마도 수용자 과밀 수용으로 인해 선풍기 사각지대가 많다고 한다.
특히, 현행 교정 시설 관련 법령에는 실내 적정 온도의 기준이 없어 교정 시설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혜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이슈와 논점 ‘뜨거운 여름이 형벌이 될 수 있는가 -교정시설 실내온도 기준 필요성-’ 보고서를 통해 “2024년 법무부의 혹서기 수용자 보호 대책에도 해당 내용은 반영되지 않아 정책적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조사관은 “다만, ‘교정시설의 수용자들이 안락한 환경에서 살면, 죄의 무게를 제대로 체감하겠는가?’라는 여론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 계층의 대다수가 냉방 시설이 없는 환경을 버티고 있고, 폭염이 있던 날에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노동자들도 있다”며 이는 교정 시설까지 냉방 시설을 설치해야 하냐는 논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실내온도 기준의 마련은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기초적 환경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현재까지 교정 시설 실내온도와 수용자 건강의 관련성에 관한 공식자료는 없지만 사례를 통해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조사관은 “2016년 선풍기도 설치돼 있지 않았던 부산교도소 조사수용방에서 수용자가 하루 간격으로 잇따라 사망한 사건이 보도된 바 있다”며 “시설 내 온도가 수용자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용자의 사망 당시 낮 최고기온은 32.7도였는데, 교도소 안은 훨씬 더 더웠다는 증언이 있었다”며 “당시 조사수용방에는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선풍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여름철 고령자의 경우 온열진환에 취약한데 60대 이상 수용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교정 시설 수용자 중 60대 이상의 비율은 9.5%에서 17.5%으로 증가했다.
비단 고령자만 온열질환에 취약한 것은 아니다. 부산교도소 조사수용방에서 사망한 수용자의 나이는 각각 37세, 39세로, 조사 결과 열사병이 주된 원인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김 조사관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열악한 처우는 자유형의 본질을 일탈한다”며 “온도는 수용자의 건강에 단기적으로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2019년 12월 국가인권위는 법무부에 관련 법령에 교정시설 내 실내 적정온도 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2020년 7월 섣불리 법제화를 추진할 경우 적정 실내온도 미준수에 따른 각종 국가배상 소송 등이 제기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으나, 폭염 속 교정 시정의 냉방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자 올해 약 12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관련 시설의 냉방 설비 보강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의 주요 대상은 노인·장애인·환자 등 온열질환에 취약한 수용자들이 거주하는 수용동으로 전해졌다.
한편, 온라인상에서는 교정 시설의 냉방 시설 설치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왜 세금을 들여 범죄자들에 지원하느냐’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국민들도 전기세 때문에 폭염 속 에어컨을 마음대로 못 튼다. 감방이 무슨 호텔이냐”, “피해자 고통은 누가 책임을 지느냐”, “그 돈으로 쪽방촌 어르신들이 먼저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이번 논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독방에 수용된 뒤 일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인권위와 서울구치소 측에 에어컨 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면서 더 가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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