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시각·청각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구체적인 제공 범위는 사업자의 부담 등을 고려해 다시 정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3일 김모씨 등 장애인 4명이 CJ CGV·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중앙을 상대로 낸 차별구제청구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영화관 사업자가 시각장애인에게 화면해설을, 청각장애인에게 자막과 수신기기 등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장애인의 문화 향유와 정보 접근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기업의 재산권과 경제적 자유 역시 보호돼야 하지만,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일정 부분 제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2심이 편의 제공 범위를 정하면서 상영관 규모와 전체 상영 횟수 기준을 동시에 적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은 2021년 11월 좌석 300석 이상 상영관 등에서 전체 상영 횟수의 3%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공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과정에서 영화관 사업자의 재정적 부담을 지나치게 고려했다고 봤다.
장애인이 실제로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지, 사업자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은 2016년 2월 시작됐다. 장애인들은 멀티플렉스 3사를 상대로 상영 영화 전반에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공해달라고 요구했다. 1심은 청구를 받아들였지만 2심은 편의 제공 범위를 제한했다.
약 10년 6개월 만에 나온 대법원 판단으로 사건은 다시 서울고법에서 심리하게 됐다.
한편 이날 선고에서는 대법원 최초로 ‘이지리드(easy-read)’ 형식의 판결문도 제공됐다. 어려운 법률 용어 대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판결 내용을 풀어 설명했다. 청각장애인 원고들을 위한 수어통역도 지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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