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주차구역 신고 자제 공지’…관리사무소는 왜 그랬을까?

5 hours ago 1

도시형 생활 주택 주차 공간 부족 문제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장애인 주차구역의 신고 자제 요청’ 공고문을 붙여 논란이 됐다.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제가 X 같은 아파트에 사는 게 확실하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아파트 공고문 사진 두 장도 함께 게시됐다.

작성자 A 씨는 “(자신이 사는 곳은)180여 대 주차 가능 공간이 있고 세대수는 200세대 정도 된다”며 “소수든 다수든 가끔 장애인 주차 구역에도 주차하는 것 같다”고 했다.

A 씨 글에 따르면, 17일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엘리베이터에 신고 자제 공고문을 붙였다. 또 안내방송으로도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신고 자제’를 요청했다.

A 씨는 “어디에다가 신고해야 하냐?”며 “민원 넣는 사람이나 방송하는 관리사무소나 똑같은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공고문에는 “주차난으로 인하여 모두가 힘든 상황인데 이렇게 신고하는 일은 자제 부탁드립니다. 결국은 이 피해가 나에게도 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동아닷컴에 “구청에서 우리 아파트에 신고 접수가 많다고 전화가 왔다”며 “이에 대해 계도나 홍보를 하라고 요청받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이어 “주민들이 과태료를 자꾸 맞으니깐 (공고문을)올리고 방송을 한 것이다”며 “계도 차원에서 선만 밟아도 10만 원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알리려 했다”고 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도시형 생활 주택으로 주차할 공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해당 아파트 단체 주민 카카오톡 채팅방에도 계속해서 주차 공간 부족 문제가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한 주민이 주차선에 차를 대면 차선이 너무 좁아서 한대를 더 대라는 배려 차원에서 옆에 장애인 주차선을 밟았다. 주차 하나를 더 하게끔 배려한 것인데 과태료를 문 것이 안타까웠다”고 공고문을 붙인 이유를 설명했다.

관계자는 “신고하는 주민에게 왜 찍냐고 할 수도 없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런 방법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강주 동아닷컴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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