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외부의 적 50명보다 내부총질 1명이 더 무섭다” [인터뷰]

4 weeks ago 31

[국민의힘 당권주자 인터뷰]
판사 출신 재선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

“의원 3년차 당대표…절박한 상황이기에 가능
16년 법조인인 내가 특검·정당해산 맞설 수 있어
내부분열 아닌 민주당과 투쟁이 제1야당 본질“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충우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충우기자]

여의도 정치권에 발을 들인지 3년, 일반적으로는 3선 의원들이 주로 맡는 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까지 짧은 기간에 모두 경험해 본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단숨에 당 대표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재선, 그것도 햇수로 따지면 1.5선일 뿐이지만 그만큼 당이 절박하기 때문에 나 같은 당대표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거캠프와 후보 자신이 느끼는 분위기도 고무적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지난 15일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에서 “민심과 당심이 결국은 모두 내게 모여서 8·22 전당대회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그의 정치적 스탠스가 총선부터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 대선 등을 거치며 ‘변화무쌍’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언제나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정치를 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최고위원일 때도 당정갈등을 중재·조율한다는 입장에서 역할을 다했고, 탄핵 국면에선 이렇게 되면 당이 소수 여당에서 소수 야당으로 몰락하게 된다는 점 때문에 반대한 것”이라며 “내가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소수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당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맞서야 한다”며 “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전당대회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요 내용.

-국민의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기력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보면 탄핵 국면에서 당심과 반대로 갔던 분들이 대선 패배를 빌미로 ‘우리가 옳았다’고 하거나, 당시 당심을 따르고 힘을 합쳤던 쪽을 어떻게든 갈라내려고 과거 얘기를 한다. 그렇지만 대선에서 우리는 41.15%를 얻었고, 이재명 대통령은 50%를 얻지 못했다. 41.15%의 지지는 이제 소수야당으로서 이재명 정권을 잘 견제하고 민주당과 제대로 싸워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걸 못하고 있으니 무기력하다는 것이다. 이미 심판이 다 끝난 계엄과 탄핵을 놓고 우리가 자꾸 허우적대고 우리끼리 싸우고 있다. 그래서 이재명 정권을 잘 견제하라고 했던 지지자들도 떠난 것 아닌가.

-전한길 씨도 계엄과 탄핵을 계속 소환하는 인사가 아닌가.

▷우리 당에서 반응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일부 언론에선 전한길 선생에 대한 판단이 부정적일 수도 있다.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런데 확대 재생산을 해서 논란을 필요 이상으로 크게 만든다. 우리 당을 지지했던 그 분의 문제고, 여전히 당을 사랑하지만 그 분이 주장하는 것 중 일부 받아들이기 힘든 게 있다는 거 아닌가. 그러면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이면 되는데, 제명이나 출당 등으로 문제가 더 있는 것처럼 회자되고, 선거 국면에서 우리끼리 공격하는 괴물의 모습이 된다. 진보 쪽 스피커인 김어준 씨가 음모론을 제기하고, 그게 음모론이라 우리가 공격해도 민주당이 반응하나? ‘앞으로 김어준 씨 방송에 나가지 말라’ 이러지 않는 것이 아닌가.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의 문제를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충우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충우기자]

-전 씨에 대한 윤리위원회 징계는 적절하다고 보나.

▷윤리위는 당과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기구다. 지금 전당대회 국면에서 이에 대한 징계가 이슈가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내 생각은 있지만, 이에 대한 평가로써 다시 전당대회가 해당 논란으로 가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남은 기간 중에는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은 후보들 모두 언급을 자제했으면 좋겠다.

윤리위 결정이니 끝나고 나서도 서로 자제하는 게 맞다. 나는 전대가 끝나면 국민의힘이 계엄이든 탄핵이든 전한길 문제든, 다 뒤로 두고 제발 앞으로 나갔으면 한다. 우리가 계속 자꾸 과거의 일을 가지고 선거에서 경쟁구도 만들어서 거기서 당심 얻으려고 하는 싸움을 한다. 그래서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내가 이재명 정권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에 대한 연설문을 준비해가도 계속 실명을 거론하며 공격한다. ‘극우다’ ‘내란동조 세력이다’ 이러다 보니 원고를 제쳐두고 제 입장을 얘기하는 게 반복된다. 탄핵 프레임을 가지고 당심의 반대편에 있던 사람들이 마치 개선장군인 것처럼 공격을 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당원들을 모독한다는 생각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아무 말을 않는 건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민주당이 쌓은 프레임에서 허우적대면서 우리끼리 공격하는 게 제일 바보 같은 행태다. 당을 어떻게 바꿀지, 어떻게 인재를 키울 건지, 어떻게 정책정당으로 거듭날 건지, 특검 막아내고 내란정당 해산이라는 그 고약한 프레임을 어떻게 막아낼 건지,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헝클어진 실타래를 잘라내는 쾌도난마가 필요하다는 뜻인가.

▷앞으로 가자는 것이다. 지지율 41.15% 받은 뒤에 탄핵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새로 계엄한 것도 아니지 않나. 달라진 것도 없는데 왜 지지율이 16%까지 내려갔을까. 정통 보수 지지층이 적어도 35% 가까이 된다고 봤을 때 이분들의 반 이상이 실망해서 떠난 것이다. 왜 떠났겠나. 과거에서 허우적대면서, 민주당과 싸우고 이재명과 싸우라 했더니 우리끼리 싸우고 있으니까 실망한 거 아니겠나.

단일대오 중요…합류 못하면 과감한 결단 필요
개헌저지선 붕괴 안 두려워…최후 보루는 국민

-특검 대응은 지금과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한다. 이 특검의 칼날을 어떻게 막아낼 건가. 하나 묻고 싶다. 특검에 빗장을 열어주면 이렇게 들어올 줄 몰랐나. 그래서 계엄 이전에 특검 찬성하려 하는 분들을 향해 ‘특검 모르시냐. 특검은 문만 열면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지만, 적어도 이 3대 특검에 찬성한 분에게 묻고 싶다. 어떻게 막을 것인지. 당장 당원명부 열람에 법원에서 영장이 날아왔다. 이걸 어떻게 끝까지 막겠나. 국민이 특검은 잘못됐다고 알기 전까지 막을 방법이 없다. 다만 당대표가 되면 특검에 대한 전담 대응팀을 만들 생각을 하고 있다.

-국민 설득을 위해 단일대오가 선결과제라는 건가.

▷밖에 있는 적 50명보다 안에 있는 적 1명이 더 무섭다. 민주당이 167명이지만, 국민의힘의 내부총질자 4명이 더 위협적이다. 그래서 단일대오로 가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막연한 형태가 아니다. 내부총질 없는 당을 목표로 한다.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100석 이하가 되면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수 있지 않나.

▷개헌 저지선 붕괴가 두렵지 않다.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않은 분들은 당론에 또 안 따를 것이다. 형식적으로 107석 의석을 가지고 있다고 뭐를 할 것인가. 그리고 개헌은 국민투표라는 마지막 보루가 있다. 민주당이 잘못이라면 국민이 막아주실 것이다. 국민이 압도적으로 바라는데 우리가 막는다면 민심에 반대하는 것이다. 우리가 막는 와중에 몇 명이 이탈해 결국 통과되고 국민이 막아주신다면, 이탈자와 민주당이 민심의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충우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충우기자]

-과거 한동훈 전 대표와 ‘불립문자’ 관계라고 했다. 그래서 입장이 바뀐 게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난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 한동훈 체제에서 최고위원으로 있을 때도 특검에 대해선 한 번도 입장이 바뀐 적 없다. 탄핵에 대해서도 그렇다. 우리 당이 결정적인 운명에 처해 있을 때 ‘그래도 우리가 하나로 뭉쳐서 우리를 같이 지키고 가야 한다’ 했다. 다른 사안들은 지도부 내에서 생각이 달라도 토론해서 결정되면 따랐다. 특검과 탄핵은 다른 얘기다.

-지금 와서 보면 한 전 대표와 상당한 입장 차이가 있었다는 건가.

▷그렇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여당이었던 시절 조금씩 의견 대립이 있거나 지도부와 대통령 간 갈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서로 상대편에 있었다는 생각은 안했다. 같은 편에서 서로 의견이 좀 달랐을 뿐이다. 윤석열과 한동훈, 장동혁은 다 같이 있었다. 그러나 탄핵에서만큼은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면 안 됐다. 난 끝까지 ‘108명이 막고 앞으로 갈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안 된다. 당론으로 탄핵을 찬성해야 된다’고 하며 반대편으로 간 거다. 윤석열 정부의 운명, 윤석열 대통령의 운명, 그리고 국민의힘의 운명에 있어 완전히 반대 입장을 취한 것이다. 내가 어디로 간 게 아니다. 한 전 대표 본인이 반대편으로 간 것뿐이다. 그래서 함께 할 수 없다고 생각해 갈라서기를 선택한 것이다.

당 살리는 입장은 불변…바뀐건 탄핵찬성파들
지선은 중원싸움…충청권이 당 이끌어야 승리

-왜 장동혁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 돼야 하는가.

▷내년 지방선거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미래가 없는 죽은 정당이 아니라 희망이 있는 정당이란 것을 알려야 한다. 나를 제외한 세 분이 그런 희망을 줄 수 있는 후보인지는 당원들이 판단하실 것이다. 보수정당으로서 당원들의 실망한 마음을 돌려놓고, 기대를 줄 수 있어야 지방선거에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민주당이 이미 중원을 장악했다. 정청래 대표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문진석 원내수석, 조승래 사무총장, 박수현 수석대변인 모두 충청 인사들이다. 여기에 맞서 누가 중원의 민심 가져오겠나? 현재 우리 당의 광역단체장들인데, 이 상황을 지켜내야 보수정당에 미래가 있다고 증명할 수 있을 것 아닌가. 내가 당대표가 되면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 그 바람을 위로 불게 할 수 있고 수도권의 충청인 민심도 함께 가져올 것이다.

또 한가지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 들어온 후부터 국회의 모든 이슈가 법적 이슈가 됐다. 특검도, 정당해산도 그렇다. 이 대통령 재판은 계속해야 한다. 사법부 장악은 안된다. 검찰 해체도 안된다. 우리의 핵심 주장도 결국 법 이슈다. 원내에서 이 이슈를 제대로 끌고 가서 민주당 공세를 막으며 싸울 사람이 누군가? 16년간 법조인으로 지냈고, 국회 등원 후에도 법제사법위원회의 전방에서 싸워온 내가 적임자라고 자부한다. 원내 의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으며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주고 현안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조경태 후보나 안철수 후보일까? 죄송하지만 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김문수 전 장관은 왜 언급하지 않나.

▷원외 인사에 대해선 따로 말하지 않겠다. 새 당대표의 임무는 원내 투쟁과 당 쇄신이다. 정치생명을 연장하거나 당대표 자리를 정치 인생의 마지막 자리로 생각하면 혁신할 수 없다. 나야말로 여기서 혁신하지 못하면 정치생명은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절박한 사람만이 지금의 당대표직을 맡을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쇄신의 롤모델은 천막당사 시절이다. 그 때의 절박함으로 돌아가면 쇄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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