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님이 뭔가 오해를 하신 것 같다. 잘못 보고 나오신 것 같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판단했을 때 플레이가 종료됐다 해서 타임을 건 것이다.”
최수원 심판위원이 염갈량 퇴장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이승엽 감독의 두산 베어스를 5-2로 격파했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3연전 기선제압에 성공한 LG는 13승 2패를 기록,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이번 경기에서는 또한 염 감독이 퇴장당해 많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상황은 이랬다. LG가 1-2로 뒤지던 5회말 문성주의 좌전 안타로 연결된 1사 1루에서 이주헌은 3루 방면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두산 3루수 강승호는 이를 한 번에 잡아내려 했지만, 아쉽게 공은 글러브에 들어갔다 떨어졌다. 이후 강승호는 곧바로 2루로 송구해 1루 부근에 머물던 1루 주자 문성주를 포스 아웃시켰으며, 2루수 박계범은 1루로 공을 뿌려 이미 1루에 도달해 있던 이주헌을 태그했다.
여기서 이주헌은 다시 방망이를 들고 타석 쪽으로 향했다. 파울로 착각한 것으로 보였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항의했고, 심판진은 2사 1루 상황을 선언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염경엽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심판 판정에 어필했다. LG 관계자는 이 상황에 대해 “3루심이 일단 페어 선언을 했다. 하고 난 뒤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갔다. 그때 우리가 알기로는 두 팔을 들었다. 그 다음 포스 아웃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단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은 경기 후 전체 상황이 담겨있는 화면을 입수해 확인을 했고, 타자가 1루를 밟아 플레이가 모두 끝난 뒤 심판진이 타임을 선언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 이영재 1루심과 이야기하던 염 감독은 급격히 흥분했다. 결국 배병두 주심은 퇴장을 선언했고, 염경엽 감독은 이영재 1루심을 배치기로 밀치는 등 좀처럼 화를 식히지 못하다 끝내 더그아웃을 떠났다. 심판진은 “염경엽 감독이 심판에게 욕을 해서 퇴장당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경기가 끝난 뒤 최수원 심판을 만났다. 이날 경기에서 대기심을 맡았던 최 심판은 “(3루심이) 처음에 페어를 선언했고, (두산 3루수 강승호가) 2루로 송구했다. 거기서 아웃 판정이 났다. 플레이가 종료가 됐다. 그때 타임을 걸었다”며 “염경엽 감독님이 뭔가 오해를 하신 것 같다. 잘못 보고 나오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가 종료됐었다. 1루에는 타자(이주헌)와 1루 주자(문성주가) 붙어있었다. 그러면 병살 플레이가 성립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심판들이 판단해서 플레이 종료를 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최 심판은 “수비수들도 가만히 있었고, 종료가 된 상황이어서 정지를 했다. 병살 플레이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어필하는 과정에서 (염경엽 감독님이) 언성을 높였다. 설명을 하는데, 설명을 들으려 하지도 않고 자기 주장만 계속 이야기했다. 욕을 해서 퇴장을 한 상황이다. 퇴장당하고 난 뒤에도 이영재 심판에게 배치기를 하고 계속 욕을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LG 관계자는 “염경엽 감독님이 인플레이 상황인데 타임을 해도 되냐 물으셨다. 그러자 심판이 타임할 수 있다 했다. 그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시더라”라며 “(감독님께서) 병살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타임을 외칠 수 있냐 했다. 어쨌든 중계상으로는 그 화면이 잡히지 않았다. 명확하게 파울이든 타임이든 심판 제스처는 확인했다 하셨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수원 심판은 “선수가 플레이를 하는데 어느 심판이 타임을 거나.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느 심판도 플레이 중 타임을 걸어도 된다 말할 사람이 없다. 기본적인 상식이다. 플레이가 끝났다. 그것은 심판이 판단하는 것이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더 이상 플레이가 이뤄질 수 없으면 타임을 거는 것이다. 어느 한 팀에 치우쳐서 이 팀에 불리할 것이다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판단했을 때 플레이가 종료됐다 해서 타임을 건 것”이라고 일축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