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다?'…줄줄이 터지는 악재에 금융지주 '한숨'

2 weeks ago 1

KB 신한 하나 우리 등 국내 8개 은행계 금융지주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이 두 분기 연속 1%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침체와 정부 규제로 대출을 늘리지 못한 영향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자 장사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많지만 정작 금융지주들은 NIM 하락으로 수익성 개선 방안을 고민하는 처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 두 분기 연속 1% 그쳐

1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은행계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NIM은 평균 1.98%에 머물렀다. 작년 4분기(1.99%)에 이어 또 1%대에 그쳤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선 KB금융(2.01%)만 조달금리 인하 등을 통해 겨우 2%대에 턱걸이했다. 비교적 NIM이 높은 편이던 BNK금융(2.06%)조차 어느새 1%대를 눈앞에 뒀다.

순이자마진 1%대…금융지주 이자장사 끝물?

거듭된 대출금리 하락이 NIM을 억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국내 금융회사의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4.36%로 올 들어 0.28%포인트 낮아졌다. 기업대출(-0.30%포인트)과 가계대출(-0.21%포인트) 금리 모두 하락세다.

대출 증가세마저 최근 둔화하고 있다. 3월 말 기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324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1000억원 줄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 폭탄’에 따른 무역환경 불확실성까지 커지자 여러 기업이 자금조달 계획을 확정하지 않고 관망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가계대출(1145조원)도 정부의 규제 강화로 1조4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도 이들 금융지주가 올 1분기 역대급인 6조1371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은 1년 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과 관련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기저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일회성 효과를 빼면 순이익은 전년보다 쪼그라든 것으로 추산된다.

◇ 밸류업에 상생금융 압박까지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자로 수익을 더 내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7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6명 모두 3개월 안에 기준금리(연 2.75%)를 더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는 평가다. 1주일 뒤인 25일엔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한국 기준금리가 올해 안에 연 1.75%까지 내려갈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피치는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인한 수출 정체와 내수 부진 등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거듭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을 금리 인하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금융지주들이 비이자수익을 늘려 대처하기도 쉽지 않다. 경기 침체 여파로 증권사와 카드사, 캐피털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밸류업’의 일환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 관리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정치권에서 횡재세 도입, 상생기금 조성 등 금융지주를 겨냥한 상생금융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부담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일단 대출 마진율을 최대한 방어하면서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하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NIM 하락을 막기는 쉽지 않다”며 “해외사업 확장과 외국인 고객 유치 등 신규 고객을 늘리는 전략을 병행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