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6일은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지형을 바꿀 중대한 법적 변곡점이 마련된 날이다. 개정 상법의 시행으로 그간 기업의 자본 효율화나 지배력 방어 수단으로 폭넓게 활용되던 자기주식(자사주)의 운용 방식에 ‘원칙적 소각’이라는 강력한 제동이 걸린 것이다. 20년 가까이 회사법 현장에서 기업의 성장을 지켜봐 온 변호사로서 이번 개정은 단순한 제도 변화를 넘어, 기업들에게 보다 엄격하고 고도화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번 개정 상법의 핵심은 명확하다.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은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과거에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자발적으로 취득한 경우에만 이사회 결의로 소각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합병 등 특정 목적으로 취득한 비자발적 자기주식까지 모두 소각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소각 절차가 ‘이사회 결의’로 일원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절차적 간소화를 의미함과 동시에, 자기주식 처분 및 소각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들의 선관주의 의무와 책임이 그만큼 무거워졌음을 시사한다.
‘회사 취득 자사주 1년내 소각’이 원칙…무거워진 이사회의 책임과 의무
물론 예외는 있다. 임직원 보상이나 경영상 목적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해 매년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으면 예외적으로 보유나 처분이 가능하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가장 유의해야 할 지점은 바로 이 ‘경영상 목적’의 구체성이다. 개정 상법은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을 예시로 들고 있는데, 우리 법원은 이를 매우 엄격하게 해석해 왔다. 단순히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기주식을 활용하려 한다면, 이는 향후 주주들에 의한 법적 분쟁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상장사라면 더욱 긴장해야 한다. 소각 의무나 보유처분계획을 위반할 경우 이사에게 5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무엇보다 기업조직개편(합병·분할) 과정에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거나 이를 대가로 이전하는 행위가 명문으로 금지되었다. 소위 ‘자사주의 마법’이라 불리던 관행이 이제는 법적으로 완전히 차단된 셈이다.
‘금고 속 보물’에서 ‘경영 리스크’로, 정교한 대응 전략이 중요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첫째, 현재 보유 중인 자기주식의 취득 경위와 보유 목적을 전수검사해야 한다. 법 시행 전 취득한 기존 자사주는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해야 하므로 타임라인 관리가 시급하다. 둘째, 보유가 불가피하다면 매년 주주총회에서 승인 받을 수 있는 정교한 보유처분계획서와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 자료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대내외적 공시를 강화해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자기주식은 이제 더 이상 ‘금고 속 보물’이 아니다. 오히려 적시에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과 경영진의 짐이 될 수 있다.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 환원이라는 자본시장의 대원칙 아래, 우리 기업들이 이번 개정 상법을 단순한 규제가 아닌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 결국 시장의 신뢰는 법 문구 자체가 아니라 기업의 준법경영 문화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바른 컴플라이언스리포트]에서는 법무법인 바른 기업법무2그룹 변호사들이 기업경영에 필요한 컴플라이언스 이슈를 주제별로 선별해 연재합니다. 최재웅 변호사는 인수합병(M&A) 분야 스페셜리스트로 2025년부터 법무법인 바른의 최연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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