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은 흥미로운 질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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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궁내막증은 전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으나 진단 및 연구가 극히 부족한 만성 질병임
  • 그 원인에 대한 지배적 가설인 역행성 월경설조차 일부 사례만 설명하며, 다양한 이론들이 혼재함
  • 암과 유사하게 유전적·후천적 변이, 조직 전이, 자율적 성장 등 암적 특성을 일부 보이나 실제 암과는 직접적 구분이 어려움
  • 완치법이 부재하고, 현재 시술과 약물치료 모두 관리(증상 경감) 목적에 그침
  • 연구 자금 지원이 현저히 부족하며, 장애 조정 수명(DALY) 대비 NIH 자금 비율이 주요 난치성 질환 중 최하위권임

서론

  • 일반인도 흥미로운 질병으로 종종 언급하는 사례가 있으나, 어떤 질병이 ‘흥미롭다’는 평가는 명확히 정의하기 힘든 현상임
  • 홍역, 라비스, 에볼라, 파상풍 등은 발병 기전이나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 유별난 질병으로 분류됨
  • 자궁내막증은 대체로 그렇게 분류되지 않지만, Harvard Wyss Institute의 연구원과의 대화를 통해 상당히 이상한 질환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됨
  • 비의생명과학 분야 인맥 및 시스젠더 여성간 비공식 설문조사에서도, 자궁내막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매우 부족함이 확인됨
  • 이로 인해 자궁내막증의 이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 글을 집필함

자궁내막증이 흥미로운 이유

자궁내막증의 임상적 정의

  • 자궁내막(uterine lining)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 외부에 자라나는 질환임
  • 이 조직은 난소, 나팔관 같은 인접 부위, 혹은 방광 및 장과 같은 더욱 먼 기관에도 이식될 수 있음
  • 해당 조직은 호르몬(주로 에스트로겐) 에 의해 주기적 증식·붕괴·출혈을 반복하나, 정상 자궁내막과 달리 혈액의 배출 경로가 없음
  • 조직과 혈액이 체내에 갇혀서 극심한 통증, 염증, 섬유화(흉터 형성), 기관 유착을 초래함
  • 장기적 반복 과정은 만성 통증·불임 등 구조적 변화로 이어짐

주요 발생 가설의 불완전성

  • 가장 널리 알려진 가설은 역행성 월경설로, 월경시 자궁내막 세포 일부가 나팔관을 거쳐 복강 내로 역류하여 착상·성장한다는 이론임
    • 이 가설은 해부학적 이상을 가진 여성군에서 자궁내막증 위험도가 높은 점으로 일부 뒷받침됨
  • 그러나 전체 케이스의 설명력은 부족
    • 역행성 월경이 75-90% 여성에서 발생하지만, 실제 발병률은 약 10%에 불과함
    • 자궁 내막과 떨어진 다양한 기관(위장관, 폐, 뇌 등)에서의 확진례가 존재함
    • 월경 경험이 없는 소녀, 자궁 없는 여성, 시스젠더 남성에게서도 발생함
  • 따라서 이 가설 외에도 유전적 소인, 면역 이상, 체세포 돌연변이, 세균 오염 등 복합적 가설이 제기됨

최신 병인학적 통합 이론(요약)

  • 흔히 제시되는 통합 모델은 다음과 같음
    1. 신호(종자) 세포 : 무레리안 기원의 배아줄기세포, 순환하는 다능성 줄기세포, 월경혈 내 자궁내막 줄기세포 등이 ‘종자’ 역할을 함
    2. 이식(토양) 환경 : 역행성 월경, 호르몬 요법, 만성 염증 등 특정 조건 하에서 종자가 복강이나 기타 조직에 자리잡음
    3. 생존 및 증식 : 면역 회피, 혈관신생(angiogenesis), 호르몬 저항성, 체세포 및 후성유전 돌연변이 획득 등으로 조직 환경에 적응해 잘 살아남음
  • 하지만, 배아줄기세포 기원 이론, 복막 상피 전환 이론 역시 각각의 한계와 설명 불충분점이 존재함
  • 결론적으로, 다양한 요인이 이질적으로 작용하는 복합 경로로 여겨짐

자궁내막증과 암의 유사성

  • 종자, 체세포 돌연변이, 조직 전이 등 주요 기전이 암종과 흡사함
  • 실제로 자궁내막증 병소 조직에서 ARID1A, PIK3CA, KRAS, PPP2R1A 등 대표적 암 유전자 변이가 많이 관찰됨
  • KRAS 변이 예시에서 볼 때, 변이 비율이 높을수록 임상적 침윤성·수술 난도 상승이 확인됨
  • 단일성 종양(암)과 달리 치명적이지 않으며, 형태상 화농 혹은 미만성 병변이 특징임
  • 일부 외과의는 “전이성 암보다도 처리 난이도가 높다” 는 평가를 함

실질적 치료법의 부재

  • 현재 치료법은 호르몬(경구 피임약, 프로게스틴, GnRH 작용제 등) 에 의한 주기 억제 혹은 외과적 절제 및 유착 해소
  • 두 방법 모두 완전한 ‘치유’를 달성하지 못하고 증상관리(증상 경감)에만 치중
  • 호르몬요법은 병변 크기 변화에 효과 미미하며, 복용 중단시 재발 빈도가 높음
  • 수술도 5년내 재발률이 20-45%, 8년내 약 40% 재발
  • 향후 Warburg Effect 기반 대사관련 약물(예: dichloroacetate), 혈관신생 억제제 등이 등장하고 있으나, 임상 현장 적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

널리 퍼졌지만 극도로 저평가된 대표적 질환

  • NIH 대비 장애조정수명(DALY) 기준 자금지원 비율이 알츠하이머, 크론병, 당뇨, 간질 등과 비교해 극도로 낮음(예, 29M:56.6 → 0.5)
  • 진단 지연이 심각(평균 7-10년), 복잡한 수술 필요 등으로 인해 실제 발병률 및 질병 부담이 공식 통계 대비 과소평가
  • 증례조사 결과 진단받은 환자 외에 약 60%의 추가 미진단 환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됨
    • 이를 반영할 때 실제 DALY 대비 자금지원 비율은 0.2 근접, COPD(만성폐쇄성폐질환)에 준할 정도로 심각하게 낮음

결론

  • 자궁내막증은 기원 불명, 암적 양상, 미흡한 관리 및 치료, 광범위한 유병률, 연구 예산의 부족 등 독특한 특성을 모두 지닌 질병임
  • 전세계 여성 중 10%(1억 9천만 명) 이 영향을 받음에도, NIH 예산은 연 기준 2,900만 달러에 불과함
  • 자궁내막증의 ‘흥미로움’은 뜻밖의 인과, 복잡성, 과소 연구라는 재미와 충분한 연구의 필요성을 동시에 시사함
  • 타 난치성 질환(암, 알츠하이머, HIV 등)과 마찬가지로, 관심과 혁신적 연구의 유입이 절실하며 잠재적 영향력 역시 큼
  • 이 질병의 매력적인(?) 복잡성 자체가 연구 동기를 제공할 수 있으며, 혁신적 접근의 필요성이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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