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의 무기는 “절제 창법·다장르”…학계 분석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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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학회, 임영웅 주제 학술대회
국민적 인기 배경, 음악적 특징 들여다 봐
선한 영향력 팬 동참, 선순환 구축 드문 사례

  • 등록 2024-12-01 오후 3:29:35

    수정 2024-12-01 오후 3:29:35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임영웅이라는 장르를 구축했다.”

가수 임영웅(33)이 국민적 인기를 얻게 된 배경에는 특유의 절제 창법과 트로트에 국한하지 않는 다채로운 레퍼토리에 있다는 학계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팬들과의 소통 관계를 통해 드러나는 미담과 긍정적 서사가 팬덤의 선순환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김희선 국민대 교수와 김희선(동명) 경기대 교수는 지난 달 30일 서울 혜화동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열린 제35회 한국대중음악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임영웅을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분석해 발표했다.

지난 10월 12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하나은행 자선축구대회 팀 히어로와 팀 기성용의 경기, 임영웅이 하프타임쇼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 교수는 신드롬적 인기를 구가하는 임영웅의 음악엔 여타 트로트 가수들과 구분되는 창법과 레퍼토리로 그만의 장르를 구축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임영웅이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 트롯’에서 선보인 노사연의 ‘바램’을 대표적인 예시로 언급했다. 이들은 “‘바램’과 같은 곡은 음역의 폭이 좁고 대체로 낮아 자칫 내지르기 쉬운 노래”라며 “임영웅은 후렴 중 크고 힘차게 부르다가도, 절제하며 삼키는 듯한 감정처리로 새로운 해석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임영웅이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삼키는 방식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또한 읊조리는 듯 정확한 발음도 임영웅의 특징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ㅅ’, ‘ㅆ’ 등 자음이 만들어내는 치찰음(齒擦音)은 일반적인 대중음악 보컬에서 거슬리는 소리로 여겨지는데, 임영웅은 반대로 이를 자주 활용한다고 봤다.

두 교수는 “임영웅이 댄스와 록 장르 곡에서는 트렌디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발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로트 본연의 창법을 벗어나는 절제된 창법, 편안한 음색, 진정성 있는 목소리, 가사 전달력, 위로가 임영웅의 본질”이라며 “팬들은 이를 임영웅을 사랑하는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수 임영웅(사진=임영웅 인스타그램 캡처 이미지).

2020년 ‘미스터 트롯’에서 우승한 직후 트로트 위주의 활동에서 벗어나 록·댄스·힙합·포크·재즈 등으로 장르를 확장하며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갖추게 된 점에도 주목했다.

임영웅은 2016년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지만, 2020년 ‘미스터 트롯’ 우승 이후 발라드와 댄스, 록 장르 곡 등에도 도전 중이다. 학술대회를 함께한 박애경 연세대 교수는 이와 관련 “‘트로트’에 대한 해석을 달리해 임영웅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1930년대 유행가로 시작한 트로트는 현재 음악적 특징이 약화하고 범주화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일종의 ‘문화 현상’으로 존재한다”면서 “임영웅의 노래가 음악적으로 트로트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행위를 하고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박성서 평론가는 학계의 이런 분석들과 관련해 “임영웅은 다양한 장르를 통해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임영웅화’에 성공했다”며 “여기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외적인 활동 등을 꾸준히 하고, 임영웅의 팬들이 여기에 동화해 동참하도록 하는 ‘시너지의 선순환 구조’를 탄탄하게 구축한 보기 드문 사례”라고 진단했다.

지난 10월 12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하나은행 자선축구대회 팀 히어로와 팀 기성용의 경기, 팀 히어로의 전원석이 골을 넣고 임영웅과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0월 12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하나은행 자선축구대회 팀 히어로와 팀 기성용의 경기, 임영웅이 하프타임쇼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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