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 바우처 신청 쑥 '출산율 꼴찌' 수도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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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선행지표 증가세
작년보다 11%늘어 22만건
내년에도 출산 늘어날 듯

추락하던 출산율이 올해 반등 모멘텀을 보이는 가운데 출산 증가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 선행지표인 임신·출산 바우처 신청 건수가 올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임신·출산 바우처 신청 건수는 22만346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1308건보다 11% 증가했다. 임신·출산 바우처는 임신이나 출산이 확인된 건강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임신 1회당 100만원 이용권을 국민행복카드로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다.

신청자는 분만 예정일을 기재하는데 대부분 예정일 4~8개월 전에 신청을 완료하기 때문에 출산율을 앞서 예상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꼽힌다. 지난 8월 국회예산정책처도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올해 출산율 반등을 전망한 바 있다.

특히 전국에서 출산율이 최저 수준인 수도권에서 바우처 신청이 전국 평균 상승률(11%)을 웃돌아 주목된다. 인천광역시가 전년 대비 19% 증가해 상승률이 두드러졌고, 서울 13%, 경기 12%로 전국 평균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다.

올해 7~8월 이후에도 바우처 신청이 계속 늘었다는 점 또한 눈에 띈다. 올 들어 출산율 반등을 두고 '코로나19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혼인 건수 증가는 지난해 1~3월에 집중됐다. 하지만 연말인 11월과 12월에는 감소했다. 그럼에도 올해 7~8월 출산이 늘었다는 것은 작년 가을 이후에도 임신이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은 출산율 증가를 두고 "코로나19 기저효과를 배제할 수 없지만 일·가정 양립과 돌봄 지원 등 결혼과 출산에 대한 여건을 개선하는 정부 정책이 효과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출산 연령층의 혼인·출산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2020년 이후 20대 여성의 결혼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며 "해당 세대를 인터뷰해 보니 코로나19 시기 고립된 생활을 겪고 나서 가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1990년대 초반 출산율이 반짝 늘었는데, 그때의 인구가 출산 연령에 접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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