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시장 ‘한파’ 속 피는 단기임대 ‘꽃’[0과 1로 보는 부동산 세상]

1 week ago 9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이사] “빈 집으로 놔두느니 차라리...”

임대 사업을 하는 지인의 고민이 깊어 보였다. 임차인이 빠지면서, 기존 집을 매물로 내놓았다. 그러나 매수 문의는 뜸하고 매달 나가는 관리비가 부담되는 상황이다. 단기임대를 제안하자 표정이 밝아졌다. 한 달 뒤 만난 지인은 “생각보다 관리가 잘이뤄지고, 수익이 괜찮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임대 시장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로 거래가 얼어붙은 가운데, ‘단기임대’라는 새로운 해법이 주목받고 있다.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의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2023년 1만 5000건이던 신규 매물 등록이 2024년 상반기에만 1만 2600건에 이른다. 계약 건수 역시 지난해 연 2만건에서, 2만5000만건으로 급증했다.

단기임대의 매력은 유연성에 있다. 매도를 준비 중인 주택의 공실 기간을 활용하거나, 세입자 교체 시기의 공백을 메우는 등 상황에 따른 탄력적 운용이 가능하다. 특히 입주 물량 급증으로 임대료 하락 압박을 받는 신축 오피스텔은 단기임대로 전환해 수익을 방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임대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사한다. 전통적인 전월세 계약이 ‘안정성’에 방점을 찍었다면, 단기임대는 ‘효율성’을 추구한다. 임대인에게는 탄력적인 수익 관리를, 임차인에게는 유연한 주거 선택권을 제공하는 셈이다.

물론 단기임대가 만능 해법은 아니다. 잦은 임차인 교체에 따른 관리 부담이나, 공실 발생 가능성 등 리스크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전문 플랫폼의 등장으로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 체계적인 임차인 검증 시스템과 온라인 계약 프로세스가 이러한 우려를 덜어주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어려울수록 새로운 기회는 열린다. 지금의 임대 시장 한파는 오히려 임대 문화의 진화를 촉진하고 있다. 단기임대라는 새로운 카드는 이러한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사진=알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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