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최고의 선수가 아닙니다”
현대캐피탈 허수봉은 V-리그 남자부 MVP 수상의 영광을 안았지만, 오히려 더 겸손함을 보였다.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시상식 남자부 MVP 주인공은 허수봉이었다. 허수봉은 레오(현대캐피탈), 비예나(KB손해보험)와 MVP 후보에 올랐다. 허수봉은 총 31표 중 13표를 획득하며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위 레오(12표)와 1표 차이로 박빙의 승부였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은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에 V-리그 최정상에 올랐다. 그동안 V-리그 남자부는 ‘통합 4연패’ 역사를 쓴 대한항공의 독주가 이어졌지만, 현대캐피탈이 이를 저지하며 새로운 왕좌에 올랐다.
허수봉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필립 블랑 감독 체제에서 레오, 펑 신과 함께 팀의 삼각편대로 활약하며 현대캐피탈의 통합우승(정규리그 + 챔피언 결정전)을 이끌었다. 허수봉은 올해 정규리그 득점 4위(574점), 공격 종합 3위(54.13%) 등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시상식 전부터 레오와의 집안싸움이 예고됐던 상황. 허수봉은 V-리그 7시즌 동안 4번의 MVP를 차지했던 레오를 제치고 올해 최고의 선수로 선정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제는 ‘(허)수봉시대’를 활짝 열며 다음 시즌 더 날아오를 것을 예고했다.
■ 다음은 도드람 2024-25 V-리그 남자부 MVP 허수봉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 수상소감
시즌 동안 개인 수상에 대해 욕심이 없다고 말했었다. 막상 수상하니 기분이 좋다. 레오에게 1표 차이로 이겼다. 서로 윈-윈한 것 같다. 다음 시즌에도 레오와 함께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
- 지난 시즌에 비해 이번 시즌 발전된 부분이 있는가. 다음 시즌에 더 보완할 부분은 무엇인가.
가장 좋아진 부분은 공격 효율인 것 같다. 발전해야할 부분은 수비다. 이번 시즌 블랑 감독님 체제에서 리시브 훈련을 하면서 조금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 더욱 성장해보이겠다.
이전까지는 공격 상황에서 힘으로 세게 때릴려고 했었다. 이제는 상대 블로킹을 보고 때리려고 한다. 블랑 감독님께서 공격에 실패하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다른 방식으로도 공격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언급해주셨다. 그러다보니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 문성민이 은퇴한다. 남다른 기분일 것 같은데.
신인 때부터 (문)성민이 형을 보고 배웠다. 배구부터 그 외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다. 형의 마지막 경기에서 함께할 수 있어서 기뻤다. 영광이다. 성민이 형의 제2의 인생도 응원하겠다.
- 최고의 한 해다. 이번 시즌은 허수봉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가.
개인적으로 신인 시절부터 지금까지 조금씨 성장해왔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에는 자신감을 많이 얻은 것 같다. 앞으로 자만하지 않고 매년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 이렇게 잘 해왔는데, 다음 시즌 못한다면 아쉬울 것 같다. 더욱 열심히 뛰겠다.
- ‘수봉시대’ 스스로도 느끼는가.
아직 최고의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잘 했을 뿐이다. 수봉시대가 이어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 문성민은 코치 이야기가 있고, 레오는 재계약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성민이 형이 코치가 된다면 정말 많은 부분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경험이 많기에 공격적인 부분에서 많은 배움이 있을 것 같다.
레오는 구단과의 재계약이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 99%일 것이다.
- 레오와 대화를 나눴는가.
어제 인터뷰 일정으로 천안에서 함께 만났다. 레오는 제가 MVP 수상할 것이라고 말해줬다. 내일 레오가 출국한다. 건강하게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 이제 대표팀으로 향한다. 국제대회 성적이 V-리그 인기에도 큰 영향을 끼칠텐데.
대표팀은 작년부터 세대교체를 이어가고 있다. 어린 선수가 많이 모였다. 이제는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늘 잘하고 오겠다고 말하지만, 이제는 진짜 잘 해야한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좋은 결과를 꼭 가져오겠다.
[홍은동=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