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브라이스 SC그룹 최고투자전략가] 워런 버핏이 이끄는 기업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최근 현금 보유량을 대폭 늘렸다는 소식이 이목을 끌고 있다. 보유 자산의 약 28%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적어도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장기적인 기대 수익 측면에서는 주식보다 채권을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이다.
스티브 브라이스(Steve Brice) SC그룹 최고투자전략가(CIO). |
우선 주식과 채권의 기대 수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앞으로 5년간 미 주식의 기대 수익률은 2023년 기준 5.7%였으나 작년엔 5.2%로 하락했다. 미국 국채의 기대 수익률인 4.7%와 비교해보면 채권이 주식보다 훨씬 낮은 변동성으로 유사한 수익을 제공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과거 주식 비중에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채권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배분해야 함을 시사한다.
다만 팬데믹 이후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물가 압력이 이어지면서 채권의 실질 수익은 크지 않을 수 있다. 고물가 환경은 포트폴리오 내 주식과 채권의 분산 효과를 낮추게 된다. 이렇다 보니 다수 투자자는 그저 현금을 비축하고 기회 요인을 관망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갈등하고 있다.
앞으로 주목할 부분은 인플레이션이다. 몇몇 미국 투자은행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저물가 국면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여건을 고려해 채권이 더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우려는 일정부분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미 대선에서 공화당이 압승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으로 관세 인상, 강경한 이민정책, 감세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경제에서 유휴 생산능력이 부족하고 수입품을 자체 생산으로 대체할 능력이 제한적이면 이러한 요인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 다만 현 채권 금리에는 이미 이러한 위험 일부를 반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결국 해답은 다양한 자산군에 대한 정기적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주식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장기적인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 금은 포트폴리오의 5~10% 정도로 비율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권은 여전히 포트폴리오 구축에서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의 일드(수익)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투자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전통적 시장 외에 다른 영역(대체 자산 활용)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먼저 사모 채권과 사모 주식은 9% 수준의 장기 기대 수익을 나타낸다. 따라서 사모 자산을 편입하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을 높이는 동시에 분산 투자 효과로 변동성을 다소 줄일 수 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투자 기회에 대한 적정성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모 자산은 공모 시장보다 매니저에 따른 성과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역시 관심을 둘 만한 투자 분야로 꼽을 수 있다. 기대 수익률은 공모와 사모 시장의 다른 투자처보다 낮지만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어 매력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투자 환경에서는 이러한 장점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