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미. /AFPBBNews=뉴스1 |
메인 스폰서를 잃었다. 타지 생활로 국내에서 뛸 때보다 더 많은 지출이 필요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활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소미(26)의 절박함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소미가 임진희(27·신한금융그룹)와 합작한 승리 이후 이번엔 홀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소미는 12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래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 클럽(파71)에서 열린 LPBA 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 2라운드에서 이글 하나와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중간 합계 10언더파 132타를 기록한 이소미는 전날 공동 7위에서 단숨에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2위 그레이스 킴(호주·9언더파)에 한 타 앞선 채로 무빙데이에 나서게 된다.
2017년 입회해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정규 투어에 뛰어든 이소미는 5시즌 동안 통산 5승을 거둔 뒤 지난해부터 LPGA 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지난해 27개 대회에서 톱10 입상은 단 한 차례에 불과했을 정도로 기대에 못 미쳤다. 심지어 올 시즌을 앞두고는 건설 경기 침체로 대방건설의 후원이 사라지며 메인 스폰서 없이 투어를 시작했다.
그렇기에 올 시즌 무늬 없는 모자를 쓰고 대회에 나서고 있는 이소미는 시즌 초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지난 5월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 오픈에서 공동 4위로 최고 성적을 써내더니 지난달 메이지 LPGA 클래식에서 단독 3위로 올라섰고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에 오르더니 지난달 말 치른 다우 챔피언십에서 임진희와 짝을 이뤄 나서 드디어 우승을 차지하며 커리어의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이소미가 12일 에비앙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첫날 이글 하나와 버디 4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기록했던 이소미는 이날 엄청난 기세로 선두로 올라섰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소미는 14번 홀(파3)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15번 홀(파5)에서도 다시 한 타를 줄였다. 17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전반을 마친 이소미는 후반 홀 더 힘을 냈다.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낸 뒤 2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7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 단숨에 두 타를 줄였다. 전날에 이어 결정적인 이글을 낚았고 9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 좋게 2라운드를 마쳤다.
LPGA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소미는 경기 후 "이 코스에서는 티샷이 정말 중요한데 오늘 내 티샷은 좋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탄탄한 퍼팅으로 만회했다"고 말했다.
지난 대회의 좋은 기억은 이미 잊었다. 이소미는 "지난 대회는 잊고 현재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은 퍼터와 드라이버에 집중하며 리듬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성적을 내는 것도 좋지만 지금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첫째는 경치, 둘째는 날씨, 그리고 음식 모두 즐기고 있다. 젤라또가 제일 좋다. 여기가 정말 좋다"고 말했다.
최혜진(롯데)은 이날 3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7언더파 135타로 선두 이소미에 3타 뒤진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제니 신(한화큐셀)은 5언더파 137타로 공동 12위, 신인 윤이나(솔레어)는 4언더파 138타로 공동 18위, 김효주(롯데)는 3언더파 141타로 공동 26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다우 챔피언십에서 임진희(왼쪽)와 함께 우승을 합작한 이소미.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