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배터리 금속인 니켈 가격 부양을 위해 자국 내 생산 쿼터를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가 니켈 광석 채굴 쿼터(허가)를 올해 2억7200만톤(t)에서 내년에 1억5000만t으로 대폭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의 석탄 및 광물 채굴 담당 국장은 지난주 현지 언론인 자카르타 포스트에 "가격을 올리기 위해 니켈 생산을 억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감축 규모는 정부 세수에도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아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재정 및 투자 부처가 생산량 감축에 반대하고 있다. 민간 기업들의 니켈 관련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광물 가격 안정을 위한 생산량 조정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정부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촉진 일변도의 정책을 펼친 것과 다르다. 인도네시아의 기존 니켈 광산이 무분별한 채굴로 빠르게 고갈되는 점도 생산 감축을 검토하는 이유다. 최근 몇 년 동안 인도네시아에서 채굴되는 광석의 평균 등급(니켈 함유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전기 자동차 배터리와 스테인리스강 제조에 사용되는 니켈 현물 가격은 2023년에 45% 폭락했고 올해도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 18일 니켈은 t당 1만532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월 평균 가격 1만6091달러에 비해 4.8%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니켈 가격은 작년 초엔 t당 2만8000달러 이상이었고,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속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졌던 2022년 4월엔 선물 가격이 t당 10만달러가 넘어가는 파동이 벌어지면서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니켈 시장은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인도네시아의 공급 과잉과 예상보다 더딘 수요 증가로 인해 가격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세계 최대 금속 소비국인 중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올해 생산을 줄이지 않을 경우 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광석 채굴 쿼터가 줄어들 경우 니켈 제련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부분 중국 기업이 소유한 인도네시아 내 제련소들 역시 마진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일부 국가에선 니켈 제련 업체들이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다른 일부 국가에선 니켈 제련 업체들이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필리핀 등 다른 국가로부터 원광석 수입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도 인도네시아 제련 기업들의 광석 수입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