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33년 만에 재건축’ 1기 신도시의 과거-현재-미래
1기 신도시 집값 가른 요인은?… 20년간 가격 누적 상승률 1위 평촌
인근에 2기 신도시 들어서며 활력… 2위 분당, 강남 가까워 빠르게 성장
1기 신도시 5곳에 입주가 시작된 지 33년이 지난 현재 신도시별 집값은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 강남권으로의 접근성과 인근 지역 개발 여부가 집값을 가른 핵심 요소였다. 20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2004년 1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20년간 아파트 가격 누적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평촌(안양시 동안구·132.71%)이었다. 이어 △분당(성남시 분당구·131.21%) △산본(군포시·124.87%) △중동(부천시·103.96%) △일산(고양시 일산동구·71.32%) 순이었다. 일산 아파트 값 상승률은 해당 기간 경기 지역 전체 평균치(94.83%)보다 낮았다. 국민은행 부동산 월간 통계는 2003년부터 작성됐다.
집값 상승기의 정점이었던 3년 전(2021년 11월)과 비교하면 분당 집값이 가장 많이 회복했다. 3년 전 대비 분당 아파트 가격(11월 기준)은 2.6% 하락한 상태다. 가격 회복력은 △중동(―9.03%) △일산(―15.74%) △평촌(―15.97%) △산본(―18.80%) 순이었다.
현재 실거래가에서도 가격 차이가 나타난다. 1호 재건축 단지인 선도지구에 선정된 분당 시범현대 전용면적 84m²의 경우 최근 거래된 3건의 매매가격은 15억∼15억6000만 원이다. 일산 내 선도지구인 강촌5단지 동일 평형의 최근 거래 3건의 매매가격은 6억500만∼6억3500만 원이다.신도시 간 집값 차이는 2007년 자족 기능을 갖춘 2기 신도시 첫 입주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2기 신도시는 △성남 판교 △화성 동탄1·2 △광교 등 경부축에 집중적으로 들어섰다. 판교에는 정보기술(IT) 기업이 몰린 테크노밸리가, 동탄에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며 배후 지역인 신도시 주거 수요가 높아졌다. 1기 신도시 가운데 2기 신도시와 가까운 분당, 평촌이 수혜를 봤다. 평촌의 경우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면 평촌 나들목(IC)에서 판교 나들목까지 차량으로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집값에 강남권 접근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분당은 강남 접근성을 활용해 서울과 연계된 일자리를 많이 만들었고 인근 배후지역을 업무지역으로 적극적으로 개발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대한민국 성장 산업이 몰린 강남권, 경부축과 인접한 신도시일수록 집값이 올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1기 신도시 중 2030세대가 가장 많이 매수한 지역은 평촌이었다. 한국부동산원 매입자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현황에 따르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9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평촌신도시에서 거래된 아파트 2만3434채 중 30대 이하가 매수한 건수는 9543건(40.7%)이다. 이어 △산본(34.4%) △분당(33.7%) △중동(32.6%) △일산(28.9%) 순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 중심지와 거리가 가깝고 가격 상승 기대감도 작용해 비교적 젊은 세대의 매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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