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오디세이아’ 속 인간 숙명 호메로스의 고대 서사시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의 고난의 귀향길을 그렸다. 사진 출처 IMDb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와 달리,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특정 문명의 종말을 넘어 인간 보편의 세계를 그린다. 물론 주인공들은 신이거나 신을 방불케 하는 영웅들이다. 그 영웅들의 무대에서 보통 사람들의 자리는 보잘것없다. 그들은 지나가는 사람 1, 2, 3 혹은 죽어 널브러져 있는 시체 1, 2, 3의 역할을 맡는다. 물론 당시는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 이전의 시대다. 그럼에도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인간 ‘보편’을 노래한다. 호메로스 작품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표현 중 하나는 ‘죽게 마련인 인간’이다. 그는 인간을 거론할 때마다 ‘죽게 마련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죽음을 모르는 신’과 대비한다. “인간의 삶이란 짧기만 하지요.”(오디세이아 19권, 이 글의 원전 인용은 아카넷 판본을 따름) 그렇게 짧은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게 짧은 인생이기에, 인간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명성을 이루는 일이다. “그러나 나 결코 해보지도 않고 명성도 없이 죽지는 않으련다. 오히려 후세들도 들어 알 만한 위업을 이루리라!”(일리아스 22권) 주인공들은 육신과 달리 명성만큼은 불멸한다고 믿는다. “내 명성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오!”(일리아스 9권) 튀니지 바르도국립박물관에 있는 오디세우스와 바다요정 세이렌을 묘사한 모자이크.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즉, 인간은 명성을 통해 불멸을 희구하는 필멸자다. 불멸의 명성을 통해 인간은 불멸의 존재인 신을 닮고 싶어 한다. 물론 이것은 명성보다 일상을 중시하는 생각이 팽배해지기 이전의 사고방식이다. 영웅들은 이러한 사고방식을 장착하고 전장으로 나아간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기에 어떻게 죽느냐가 중요하고, 명성으로 빛나는 죽음이 평범한 생존보다 위대하나니, 전장으로 나갈지어다. 필멸자가 아니라면 굳이 싸울 필요도 없고 명성에 연연할 필요도 없었을 것을. 하필 인간은 필멸자이기에 전장에서 질주하고, 끝내 명성을 얻지 못한 자는 질투로 몸부림친다. “대지 위에 사는 우리 인간이라는 종족은 끝없이 질투하는 법이니까요.”(오디세이아 7권) 명성은 어떻게 이뤄야 하는가. 일단 타인에게 의존하면 안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자기 발과 손으로...
인간은 ‘길치’다… 명성 이뤄도 죽을 고생 해야만 귀향할 수 있는 존재[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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