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민은행장에 내정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60·사진)가 28일 ‘내부통제 고도화’ ‘비(非)은행 시너지’ ‘상생 금융’을 3대 핵심 과제로 꼽았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가 발생한 조직 내부를 정비하고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내정자는 이날 서울 역삼동 KB라이프 본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금융의 기본은 신뢰라고 생각한다”며 “국민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하고, 엄격한 윤리 의식을 갖추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비은행 부문과의 시너지 강화 방침도 밝혔다. 자산관리(WM)와 플랫폼 사업 확대를 통해 비이자이익을 늘려 이자이익에 치우친 국민은행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내년 1월 취임 전까지 은행 현안을 신속히 파악하겠다”며 “오랫동안 몸담은 은행 경력과 통합보험사(KB라이프)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평생 금융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국민은행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내정자는 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재무통’이면서도 영업과 외환 등 은행 현장 업무 경험이 풍부한 편이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합병으로 출범한 KB라이프의 초대 대표를 맡아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요양사업에 진출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써왔다.
이 내정자는 상생 금융도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지원과 저출생 해결을 위한 돌봄사업에서도 지원과 노력을 다하겠다”며 “우리 사회와 함께 고객, 직원, 주주 등 이해관계자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내정자가 ‘경영 쇄신’ 방침을 밝혀 다음달 국민은행 임원 인사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임원 39명 중 90%에 달하는 35명이 올 연말 임기가 끝난다. 부행장은 24명 전원이 임기 만료를 앞둔 만큼 물갈이 인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