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인은 1934년 경기도 개성시(현재 북한 황해북도 개성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중퇴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에모리대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예일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8년 귀국한 뒤 이듬해부터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세계정치학회 집행위원, 한국정치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학계에 몸담았던 고인은 1988년 노태우 정부에서 국토통일원 장관으로 입각하며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장관 재임 당시에는 노태우 정부의 통일정책 기조인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 설계에 관여했다. 이후 대통령 정치특별보좌관과 주영국 대사를 지냈다.
김영삼 정부에서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을 거쳐 1994년 제28대 국무총리에 임명됐다. 총리직을 마친 뒤에는 1996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 대표위원으로 합류했다. 같은 해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전국구 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김대중 정부 출범 뒤인 1998년에는 의원직을 내려놓고 주미국 대사로 부임했다. 당시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로, 한미 관계와 대외 신인도 관리가 중요한 시기였다. 고인은 주미대사로서 외환위기 조기 수습을 위한 대미 외교를 맡았다.
주미대사를 마치고 귀국한 뒤에는 학계와 사회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갔다. 서울국제포럼 이사장, 유민문화재단 이사장, 대한배구협회 고문, 아산재단 이사 등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한옥 씨와 아들 현우 씨, 딸 소영 민영 씨, 사위 이강호 씨, 며느리 황지영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8일 오전 9시.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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