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눈물의 여왕’, ‘스터디그룹’ 두 작품 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어요. 두 작품의 장르가 전혀 다른데, 글로벌 시청자들이 두 작품을 보며 한국에 더 다양하고 풍성한 작품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 면에서 더 뿌듯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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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눈물의 여왕’,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스터디그룹’의 스튜디오드래곤 이혜영 CP가 두 작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이혜영 CP는 “CP가 잘 서포트를 해야 하는 작품, 잘 끌어줘야하는 작품이 있다”라며 “‘눈물의 여왕’은 워낙 훌륭한 작가님과 감독님, 베테랑 배우들이 출연을 했기 때문에 이 작품을 잘 서포트 해야 했다. 반면 ‘스터디 그룹’은 신인들과 함께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잘 이끌어 가야 했다. 이 두 작품이 다 좋은 반응을 얻어 기쁜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작품을 다른 길로 이끌고 나아갈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이 CP가 맡아 흥행한 ‘눈물의 여왕’은 퀸즈 그룹 재벌 3세,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 용두리 이장 아들,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분). 3년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사랑의 불시착’ 등을 집필한 스타 작가 박지은과 한류 스타 김수현, 김지원 등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이 작품은 첫방송부터 마지막회까지 뜨거운 화제를 모았고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역대급 고수익을 낸 작품이 됐다.
화려한 캐스팅 만큼 ‘눈물의 여왕’은 방송 전부터 업계에서 ‘잘 되어야 하는 작품’, ‘잘 될 수밖에 없는 작품’으로 꼽혔다. 그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도 컸을 터.
이 CP는 “솔직히 대본 리딩할 때 울컥했다. 언제 이 배테랑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작품을 할 수 있겠나”라며 “‘눈물의 여왕’이 글로벌 흥행을 했는데, 그 결과를 내기까지 살 떨리면서 일을 했다. 스케일이 큰 작품이었기 때문에 성과가 잘 나와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고 발 뻗고 못 잤다. 성과가 잘 나와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부담이 있었으나, 대본을 본 후에는 흥행을 직감했다고. 그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신데렐라 클리셰가 나오지 않나. 그런데 ‘눈물의 여왕’은 달랐다. 또 커플, 부부가 되어가는 이야기를 다룬 다른 드라마와 달리 이미 부부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런 부분들이 얼마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걱정도 있었는데, 작가님이 캐치를 정말 잘하셨고 시청자들을 완벽히 충족시켰다. 대본은 정말 완벽했다”고 말했다.
이 CP가 ‘눈물의 여왕’에 이어 맡은 ‘스터디 그룹’은 전작과 전혀 다른 장르다. ‘스터디그룹’은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에만 재능이 몰빵된 ‘윤가민’이 최악의 꼴통 학교에서 (진짜로) 피 튀기는 입시에 뛰어들며 ‘스터디그룹’을 결성하는 코믹 고교 액션. ‘눈물의 여왕’과 달리 신인들이 대거 출연해 ‘흥행’을 만들어냈다.
이 CP는 “‘스터디그룹’은 고등학생들의 액션신이 다뤄지는데, 드라마 톤을 너무 무겁거나 남성적이지 않게 가려고 했다. 고등학생의 이야기인 만큼 귀엽게 가져가려고 했다”라며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이지만, 여성 시청자들도 귀엽게,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 시장은 ‘킹덤’, ‘오징어 게임’, ‘지옥’, ‘스위트홈’ 등의 작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으며 일어난 K콘텐츠 열풍 이후 불황을 겪고 있다. 제작비가 높아지고, 무분별한 투자로 드라마가 무분별하게 만들어지며 생긴 부작용이었다. 그럼에도 좋은 작품들은 등장하고 있다.
이 CP는 이럴수록 작품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신중하게 제작을 해야 하고, 가장 기본인 ‘좋은 대본’으로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대본 안에서 캐릭터와 서사, 두 가지만 탄탄히 잡고 간다면 드라마는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업계가 어려울수록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가는 만큼,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작품이니까 장면 하나 하나, 대사 하나 하나 점검을 하면서 제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눈물의 여왕’, ‘스터디 그룹’ 등 전혀 다른 작품으로 사랑 받은 이 CP는 드라마를 만드는 일이 ‘업’인 만큼 좋은 작품을 발굴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제 역할은 계속 좋은 이야기를 골라 어떻게든 만들고 편성을 시켜 시청자의 품으로 안겨드리는 것이다”라며 “이렇게 밀어붙일 힘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