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이란 때리고… 트럼프 “전쟁 또 하자는 건 아냐”

3 hours ago 2

美, 이란 군사시설 90곳 추가 공습
이란 “미군, 부셰르 원전 인근 타격”
이란도 중동 내 美기지 반격 이어가
요르단에도 이란발 미사일 공습… 트럼프 “이란 전화 와, 합의 간절해”

미국의 공습에 맞서 이란군은 쿠웨이트와 바레인 미군기지에 맞불 공습을 가했다. 사진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항구가 미군 공습으로 불타는 모습. 사진 출처 X

미국의 공습에 맞서 이란군은 쿠웨이트와 바레인 미군기지에 맞불 공습을 가했다. 사진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항구가 미군 공습으로 불타는 모습. 사진 출처 X
미국이 8일 이란 군사시설 약 90개를 타격하는 등 공습 범위를 넓혀 이틀째 대(對)이란 공격에 나섰다. 이란 국영 IRNA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남부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 주변과 북동부 골레스탄주의 철도 교량도 미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부 산업 관련 시설도 공격 대상이 된 것이다. 이란도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기지에 대한 반격을 이틀째 이어 갔다. 이란은 미군기지가 있는 요르단에도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전날 공습에 비해 미군의 공격 대상이 확대됐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에 민감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장기전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확전 및 전면전에는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예정됐던 이스라엘 방문을 돌연 취소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실망하지 않는다”며 최근 불거진 미-이스라엘 균열로 해석되는 것에 선을 그었다.

● 갈리바프 “호르무즈, 이란 통제하에서만 재개방”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8일 X에 “이란 해안선을 따라 방공 시스템, 해안 감시 자산, 미사일 드론 저장고, 해군 자산, 군사 보급 기반시설 등 약 90개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전날 이란 혁명수비대 소형선박 60여 척 등 이란 남부의 군사 목표물 80여 곳을 타격한 데 이어 이틀째 공습을 이어 간 것이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공습이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의해 진행됐음을 강조했다. 휴전 중 공습이 연이어 단행된 데 대해선 “상업적 화물 운송과 무고한 민간인 선원들을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격하는 이란의 군사 역량을 추가로 악화시키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총사령부가 있는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등이 미군의 공격을 받았다. 특히 이날 공습으로 수도 테헤란과 북동부 마슈하드를 잇는 철도 운행이 중단됐다. 시아파 성지 마슈하드에선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안장이 예정돼 있다.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는 쿠웨이트와 바레인 미군기지 각 두 곳을 타격한 데 이어 요르단에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국영TV 인터뷰에서 “당신들이 (우리를) 타격한다면 똑같이 타격받을 것이고,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의 위협에 의해서가 아닌, 오직 이란의 통제하에서만 재개방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이란과 전쟁 다시 시작되지 않을 것”

양측의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이란 내 협상파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상파인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하메네이 장례식에서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가 강경파 지지자들의 위협을 받았다. 대미 협상단 주축인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도 6일 장례식 도중 시위대가 던진 돌멩이에 맞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8일 미국은 전날에 이어 이란 남부 해안의 군사시설과 철도 교량 등 약 90곳을 공습했다. 이날 미군 중부사령부는 “안보 유지를 목표로 미 해군 군함 20여 척이 중동 해역을 순찰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출처 미 중부사령부

8일 미국은 전날에 이어 이란 남부 해안의 군사시설과 철도 교량 등 약 90곳을 공습했다. 이날 미군 중부사령부는 “안보 유지를 목표로 미 해군 군함 20여 척이 중동 해역을 순찰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출처 미 중부사령부
종전 MOU 체결 3주 만에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가 장기화될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NYT는 “이란 정권이 혁명 이념보다 경제 이익을 우선할 거라는 생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성급하게 MOU를 체결했지만, 휴전이 흔들리면서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논평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충돌이 수일, 길게는 수주간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다만, 이번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원유 인프라 공습과 대이란 해상 봉쇄 재개 등의 카드를 꺼낼 수도 있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런 조치가 불러올 부작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장기전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선 “이란이 조금 전 전화를 걸어왔다. 이들은 합의를 간절히 원한다”고 했다.

한편 미-이란 간 무력 충돌 와중에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이스라엘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9일 네타냐후 총리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헤그세스의 방문 취소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에 “왜 내가 실망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다른 의미가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은 종전 MOU 체결 과정에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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