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경기 따라 금리 충분히 낮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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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경기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며, 가계부채와 환율 등 대내외 변수를 고려해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5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 등을 위해 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기자단과 만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를 낮추기로 한 거고, 이미 세번 낮췄고 빠르게 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한편에서 제기되는 ‘금리 인하 실기론’에 대해 가계부채와 원·달러 환율, 미국 통상 정책 등이 어디로 튈지 모른 상황이라는 점을 짚으며 “한쪽만 베팅해서 금리를 낮춰 놓으면 나중에 다시 거둬들이기도 어렵고. 그런 외부 변화 보면서 시기 조정하면서 금리를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정책금리를 막 올릴 때는 따라 올렸지만 먼저 내리고 있다. (경기) 하향 국면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경기에 따라서 충분히 (금리를) 낮출 거다. 왜 이번 달이냐 아니냐 이런 거 가지고 너무 잘못 했다고 얘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의 속도와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5월에 나오는 데이터를 보면서 하겠다”며 “성장만 보고 (결정을) 하는 건 아니다. 여러 가지 다른 요인도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 소비 데이터를 중심으로 투자 등 내수 경기 회복세를 보면서 미국 관세 정책과 환율 변동성 등을 두루 고려해 시기와 폭을 정하겠다는 설명이다.

1300원대로 떨어진 환율에 대해서는 “환율이 (내려올 만큼 다) 내려온 것인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면서 “(한미 협상에서) 미국이 진짜 원하는 게 강달러냐 약달러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외국계 기관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하향 조정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1.5%까지 내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지만, 이 총재는 재정이나 통화정책을 과도하게 경기를 부양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비쳤다.

이 총재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현재 떨어진 성장률 전망을 잠재성장률인 2%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대해 내년도에 주는 부담 등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환자가 아파서 죽을 것 같아서 목숨이 꼴깍 넘어갈 것 같으면 무슨 일이든 하겠지만 환자가 힘들어한다고 내일, 모레 생각 안 하고 스테로이드를 막 집어넣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는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럴텐데) 미국의 무역 정책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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