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대선 레이스 ◆
보수 인사들이 잇달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하는 가운데 대선 경선 초기부터 반명(이재명) 빅텐트 구축에 공을 들여온 국민의힘이 보수 인사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김문수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반명’ 연대를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특히, 대선 경선 탈락 후 미국으로 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두고 이재명 캠프 ‘홍준표 총리 영입설’마저 흘러 나오자 하와이 특사까지 파견해 ‘홍준표 사수’에 나섰던 국민의힘은 겨우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홍 전 시장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하와이로 향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홍 전 시장이 민주당과 손잡을 일은 절대 없다는 말씀을 아주 명확하게 하셨다”고 밝혔다.
전일 홍 전 시장이 파란색 넥타이를 맨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하면서 이재명 캠프 합류설에 무게가 실렸지만, 몇 시간만에 홍 전 시장은 다시 빨간색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
유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는 특사단을 통해 홍 전 시장에게 “홍 전 시장이 원하는 형식의 내용, 요청하는 내용을 다 수용한다. 홍 전 시장이 돌아오면 판단과 역할에 대해선 전적으로 맡길 것이니 도와달라”는 취지를 전달했다.
이날 저녁 홍 전 시장의 제안으로 특사단 4명은 홍 전 시장과 함께 식사를 할 예정이다. 유 의원은 “홍 전 시장이 만일 선대위에 합류해 선거운동을 해나간다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단일화에 계속 선을 그어온 이준석 후보를 향한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전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와 함께 자리한 김 후보는 이 후보가 과거 국민의힘 대표 시절 성비위 관련 의혹 등으로 당대표에서 ‘축출’된 데 대해 사실상 사과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는 제가 속한 국민의힘 당대표를 지내 저보다도 당의 정책이나 이념, 인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우리 당이 잘못해서 이 후보가 밖에 나가 고생하고 계시는데, 고생 끝에 대성공을 이루셨다”고 밝혔다.
또한, 앞서 열린 대선 후보 TV토론회를 두고 “저를 지지하는 많은 분들이 ‘(전일 열린 TV토론회에서) MVP는 이준석이다. 김문수가 아니다’라고 하셨다”면서 “이 후보가 토론을 워낙 잘한다.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TV토론회 이후 ‘본인이 제일 잘했다’고 자평하는 게 일반적인데 김 후보가 본인을 낮추면서까지 이준석 후보를 추켜세운 것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가 무산된 상황에서 김상욱 의원, 이석현 전 국회 부의장, 개혁신당 출신 허은아 전 대표와 김용남·문병호 전 의원 등이 연이어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에 나서면서 되려 민주당에서 ‘보수 빅텐트’가 구성되는 모습을 보이자 위기감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후보는 전일 용산역 광장 유세에서 반명 빅텐트를 ‘찢어진 가짜 빅텐트’라고 표현하면서 “진짜 빅텐트 민주당으로 오라”며 보수 인사 영입을 환영했다. 앞서 중도보수를 표방한 데 이어 진영을 초월한 연대에 나선다는 각오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 역시 “국민의힘은 사람이 떠나고 우왕자왕 빈 텐트가 되고 있다”며 “오히려 우리가 빅텐트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에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그는 “김 후보의 진정성이나 보수 진영을 규합해 선거를 치러보려는 선의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면서도 “(단일화에 반대하는) 제 정치적 입장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