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오셨군요” 눈물 속, 4·3 희생자 2명 유해 가족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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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4·3 희생자 신원 확인 결과 보고회

24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4·3 희생자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에서 유족들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2025.02.24. [제주=뉴시스] 우

24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4·3 희생자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에서 유족들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2025.02.24. [제주=뉴시스] 우
제주국제공항 부지에서 발굴된 4·3 희생자 유해 2구가 가족의 품에 안겼다. 2007년, 2008년 각각 발견된 희생자 유해는 신원확인 채혈에 참여한 유가족과 대조한 결과 김희숙(당시 29세)씨, 강정호(당시 22세)씨로 밝혀졌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4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교육센터에서 ‘4·3희생자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제주시 한림면 저지리 출신 김희숙(당시 29)씨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 예비검속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에서 학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유전자 감식을 통해 제주비행장에서 학살된 사실이 확인됐다.

다른 희생자인 성산면 오조리 강정호(당시 22)씨는 9연대 군인으로 행방불명됐다. 이후 그의 형들과과 부모도 차례로 희생됐다.

두 희생자는 유가족들의 유전자 검사로 신원 확인이 가능했다. 김희숙씨는 손자의 채혈을, 강정호씨는 조카의 채혈을 통해 가족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이날 김희숙씨의 유해함에 이름표를 달아준 아들 김광익씨는 연신 눈물을 흘리며 “이제야 오셨군요, 이제야 오셨군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아버지가 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 보고싶을 때는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 비석의 아버지 이름을 만지며 되돌아오기를 반복했다”면서 “이렇게 아버지 육신을 기쁘게 찾게 되어 행복하고 아버지를 고향 땅에 잠들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정호씨의 조카도 이날 “늦었지만 숙부님의 신원이 확인된 건 하늘의 은혜”라면서 “터진목에서 죽어간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형제들의 원혼도 함께 풀게 됐다. 비로소 혜원상생의 시간을 얻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희생자들의 신원을 찾기 위해 올해도 유해발굴과 유전자 감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유전자 감식은 서울대 법의학연구실에서 종전 염기서열반복구간(STR) 방식에서 향상된 단일염기서열다양성(SNP)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STR 방식은 친부모·자녀 관계만 판별이 가능한데 비해 SNP방식은 STR보다 식별률이 2.5배에 달하고 방계 6촌까지 판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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