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0년만에 시진핑 만나… 시진핑 “中은 유망한 투자처” 독려

2 days ago 7

習, 베이징서 주요국 CEO 40명 접견
통상전쟁 美겨냥 ‘다자주의’ 강조
이재용, 샤오미-비야디 회장 등 만나
하이닉스 사장은 시진핑 첫 대면

베이징서 시진핑 만난 이재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왼쪽)이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올라 셸레니우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그룹 이사회 의장(앞줄 오른쪽),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최고경영자(CEO·둘째 줄 왼쪽부터) 등 주요국 대기업 경영자 40여 명을 만났다. 시 주석은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외국 기업에 중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베이징서 시진핑 만난 이재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왼쪽)이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올라 셸레니우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그룹 이사회 의장(앞줄 오른쪽),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최고경영자(CEO·둘째 줄 왼쪽부터) 등 주요국 대기업 경영자 40여 명을 만났다. 시 주석은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외국 기업에 중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포함한 주요국 대기업 경영자 40여 명을 만났다. 시 주석은 이들에게 “중국에 투자하는 것이 곧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투자를 독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의 통상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시 주석이 직접 글로벌 기업에 투자를 유도하면서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시 주석 “중국은 유망한 투자처”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중국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개방 정책을 확대할 것이며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며 “중국은 과거에도 앞으로도 외국 기업에 유망한 투자처”라고 밝혔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각국에 통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시 주석은 “현재 세계가 직면한 어려움과 도전에 대한 해결책은 ‘다자주의’”라며 “모두가 힘을 합쳐 글로벌 산업과 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미중 무역 긴장은 ‘협상’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다른 사람의 길을 막는 것은 결국 자신의 길만 막을 뿐이다. 다른 사람의 불빛을 끄는 것으로 자신의 불빛이 밝아지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날 참석자 중 곽 사장,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정유사 아람코의 아민 나시르 사장 등 7명의 경영자는 시 주석 앞에서 연설도 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다만 이 경영자들의 연설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외에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최고경영자(CEO), 월가의 유명 투자자 레이 달리오 등 미국 재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그룹의 올라 셸레니우스 이사회 의장,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의 폴 허드슨 CEO, 일본 히타치의 히가시하라 도시아키(東原敏昭) 회장 등도 참석했다. 또 허리펑(何立峰) 부총리, 차이치(蔡奇)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 중국 고위 관계자도 대거 출동했다. 이날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15년 3월 보아오포럼 기업가 간담회 자리를 마지막으로 이번에 10년 만에 시 주석을 예방했다. 2014년 7월에도 시 주석의 국빈 방한 시 이 회장이 삼성전자 전시관을 직접 안내했고, 8월과 10월에 베이징에서도 접견하는 등 같은 해에 시 주석을 세 차례 만난 바 있다. 곽 사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시 주석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하이닉스 중국 실적 성장세

이 회장을 비롯한 글로벌 CEO들이 일제히 중국을 찾아 바쁜 현지 일정을 소화한 데에는 최근 미중 무역 디커플링(탈동조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 수요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부터 전 국가적으로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을 추진하며 공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 왔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가전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미미하지만 샤오미나 오포, 비보 등 스마트폰 제조사를 비롯해 테크 업체들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시안에도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우시에 D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2023년 42조2007억 원에서 지난해 64조9275억 원으로 54%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반도체 생산법인 ‘SK하이닉스 반도체 차이나’(우시 공장)도 2023년 영업손실 1469억 원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5985억 원으로 실적이 급등했다.

기존 고객사들 외에 향후 성장세가 전망되는 전장 고객사 확보도 중요하다. 앞서 22일 중국을 찾은 이 회장은 베이징의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해 레이쥔 샤오미 회장과 회동했다. 이어서 23, 24일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한 뒤 남부 광둥성 선전으로 이동해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본사에서 왕촨푸(王傳福) 회장을 만났다. 이후 선전에서 사흘간 머물며 현지 전자업체 거래처들과 미팅한 뒤 27일 베이징으로 이동했다. 선전에는 모바일용 D램 고객사인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의 본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 회장은 28일 오후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가볍게 목례한 뒤 공항을 떠났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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