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문에…"미국제품 불매"유럽내 反美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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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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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으로 캐나다에 이어 유럽에서도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테슬라 판매가 일찍 영향을 받은 가운데 덴마크 등 유럽 다수 국가에서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구독을 해지하고 맥도널드에 안가는 미국 상품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초 발표된 유고브 여론조사에서 유럽내에서 미국에 대해 긍정적인 여론이 50%를 넘는 곳은 단 한 국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론이 가장 악화된 곳은 덴마크이다. 덴마크의 지도자와 국민들은 그린란드를 장악하려는 트럼프의 계획에 격렬하게 분노하면서 전국적인 미국 상품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또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에 대한 반대 시위도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등 유럽내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 관세를 부과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통한 군사 지원을 철회하겠다고 위협해왔다. 여기에 유럽인들이 민감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일방적이고 오만한 트럼프의 접근 방식도 유럽인들을 분노하게 했다.

덴마크에서는 미국 상품 보이콧을 촉구하는 페이스북 그룹들이 생겨났다. 이 그룹중 하나인 보이콧바러프라USA(미국제품불매)그룹은 2월 3일에 만들어져 92,000명의 회원을 모았다. 회원들은 넷플릭스, 디즈니+ 등 모든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독을 해지하고 유럽과 덴마크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며 맥도날드 등 미국 패스트푸트 체인점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덴마크 방송국 TV 2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덴마크 국민들은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제품 구매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 덴마크 최대 식료품 그룹이자 슈퍼마켓 빌카,포텍스,네토의 운영자인 샐링 그룹은 제품 가격표에 제품이 유럽회사 제품인지 여부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이는 고객들이 유럽 브랜드 식료품에 대한 식별을 요구한데 따른 대응이라고 이 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앤더스 하그가 밝혔다.

스웨덴의 ‘미국제품불매’그룹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을 전쟁 원인이라고 비난한 후 이 그룹을 만들었다.

스웨덴 국영 방송사 SVT 여론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 국민의 약 70%가 정치적 항의의 한 형태로 미국 제품 구매를 자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1명은 지난 한 달간 미국 제품을 완전히 보이콧했고, 19%는 특정 제품 구매만 중단했다.

노르웨이의 석유 및 선박 회사인 할트바크 벙커스도 트럼프와 젤렌스키간의 백악관 말다툼 사건 이후 “더이상 미국이나 미국 선박에 연료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는 삭제된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미국인에게 연료를 공급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러나 노르웨이 국방부 장관 토레 오 샌드비크는 이는 노르웨이 정부 정책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캐나다에서 일어난 미국 제품 보이콧에 이어 유럽에서도 미국 제품 보이콧이 확산되면서 일부 미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다.

테슬라의 유럽내 판매는 1월에 45%, 2월에 40% 감소했다. 더 나아가 미국내 반 머스크 시위처럼, 런던과 베를린에서도 일론 머스크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며 테슬라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021년부터 매년 5~15대의 테슬라 자동차를 주문해온 프랑스의 그룹 로이 에너지사는 올해 15대의 테슬라 주문을 취소하고 다른 전기차로 바꿨다. 이 회사 CEO인 로맹 로이는 “개별 소비자,사회,국가,유럽이 반응해야 한다”고 프랑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블룸버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유럽 업체의 시장 점유율과 유럽내 매출에 눈에 띄는 영향이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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