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도수-주사-MRI 등
‘과잉 논란’ 비급여 제외 검토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
보험료 최고 30% 인하될 듯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실손보험 선택형 특약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달 초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보험업계와 함께 특약 도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실무 협의체도 꾸린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하반기(7∼12월) 중 도입할 수 있게 업계와 구현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공약으로 제시한 선택형 특약은 1·2세대 실손보험 계약을 보장하되, 보험 가입자가 필요하지 않은 진료 항목을 제외하면 보험료를 그만큼 낮춰 주는 방식이다. 그동안 수술, 입원, 치료 등의 이력이 있는 보험 가입 희망자가 해당 부위에 대한 ‘부담보(보장제외) 특약’에 가입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일부 보장을 제외했다고 보험료를 깎아 주는 사례는 국내에서 없었다.
보장 삭제 방식은 도수치료, 비타민 주사, 자기공명영상(MRI) 등 과잉 치료 논란이 끊이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제외하는 것이 유력하다.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권에서는 특정 질환을 선택해 (실손보험) 보장에서 제외하자는 제안도 나왔지만, 신체 부위에 따라 빼고 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비급여 치료를 제외하는 방식이 제일 유력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선택형 특약이 도입되면 보험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실손보험 체계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특약이라도 묶음 형태로 가입해야 했지만, 선택형 특약의 경우 이용 가능성이 떨어지는 비급여 항목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보험 계약자들이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2021년 3세대 실손보험이 비급여 보장을 빼고 보험료를 20∼30% 낮춘 바 있는데, 이를 고려했을 때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도 최고 30%가량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1·2세대 실손보험은 자기 부담금이 없거나 적어 보장과 혜택 범위가 넓지만, 보험료가 비싸고 연간 보험료 인상률도 높아 보험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세대와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각각 638만 명, 1552만 명으로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62.2%에 달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2세대 가입자들이 실손보험을 해지하는 가장 큰 이유가 비싼 보험료 때문이었다”며 “선택형 특약이 도입돼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 (소비자들이) 굳이 기존 계약을 해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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