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대전현충원에서 진행되는 '서해수호의 날'에 참석하자 천안함 폭침 사건 유족이 "사과부터 하라"고 반발하면서,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 대표가 당 대표 취임 이후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2023년과 2024년에 열린 기념식에는 불참했었다.
유족은 이 대표의 기념식 참석 소식이 전해지자 반발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전사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친형 민광기(55) 씨는 전날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어떤 생각과 어떤 마음으로 참석하는지 묻고 싶다"며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고, 생존 장병과 유족들에게 막말과 상처(를) 주고, 한마디 사과와 반성 없이 서해 수호의 날 행사를 참석한다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피가 거꾸로 솟아도 참고 참았다"며 "이 대표는 내일 서해 수호의 날 참석 전 천안함 폭침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그동안의 만행에 대한 사과 성명을 내고 행사장에 들어오시라"고 일갈했다. 민 씨는 "서해 수호 영령들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시라"며 "내 동생은 목숨 바쳐 서해를 지켰지만 나는 목숨을 걸고 서해 수호 영령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유족이 이 대표에게 '막말을 하고 상처를 줬다'고 한 것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지난 2014년 11월 천안함 피격 사건과 관련해 "천안함이 잠수함과 충돌했다"는 내용의 뉴스 기사를 트위터에 공유했던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음모론에 동참하는 것이냐'는 등의 비판 여론에 직면했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기념식 참석에 앞서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북한의 기습 공격과 도발에 맞서 서해바다를 수호한 영웅들을 기억한다"며 "가슴 깊이 경의와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병들의 피땀으로 지켜낸 서해는 중국의 불법 구조물 설치로 여전히 수난 중"이라며 "민주당은 모든 영토 주권 침해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우리 서해 바다를 더욱 공고하게 지켜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전에서 누구보다 용감하게 싸운 55명의 용사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군 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