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규 "대구서 올린 뮤지컬 내년 英 투어 앞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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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규 "대구서 올린 뮤지컬 내년 英 투어 앞뒀죠"

“대구는 제 꿈이 시작된 곳이에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인정받아야 전국, 나아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창작 뮤지컬 ‘유앤잇(You&It)’으로 영국 진출을 앞둔 공연제작사 EG뮤지컬컴퍼니 이응규 대표(43·사진)의 말이다. 그에게 DIMF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DIMF가 단순한 지역 뮤지컬 축제를 넘어 글로벌 시장의 관문이 됐다는 걸 이 대표는 오랜 시간 체감해 왔다.

20여 년 전 이 대표는 DIMF와 함께 뮤지컬 제작의 꿈을 키웠다. 대구예술대 재학 시절인 2007년 제1회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에서 영화 ‘너는 내 운명’을 원작으로 한 동명 뮤지컬로 인기상을 받았다. 당시 그는 기획부터 대본, 작사, 작곡, 연출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하며 창작자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미국 유학 후 대구로 돌아온 뒤에도 DIMF 개막식, DIMF 제작 뮤지컬 ‘투란도트’ 무대 등에서 지휘봉을 잡으며 DIMF와 함께 경력을 쌓았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DIMF에 총 세 편의 창작 뮤지컬을 출품했다. 이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작품이 창작 뮤지컬 ‘유앤잇’이다. 대구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2019년 제13회 DIMF에서 창작뮤지컬상을 차지했다. 이 작품은 주인공 규진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내를 잊지 못해 인공지능(AI)으로 되살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는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존엄성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합격점을 받은 ‘유앤잇’은 해외 진출에 날개를 달았다. 2021년 대만으로 라이선스를 수출한 데 이어 2023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쇼케이스 공연을 열었다. 2024년엔 세계 최대 공연 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약 한 달간 관객을 만났다. 이 대표는 “올 하반기 런던 트라이아웃(시범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영국 투어를 통해 투자 유치에 집중할 것”이라며 “내후년 웨스트엔드 정식 입성과 올리비에 어워즈 수상이 목표”라고 했다.

작품 속 한국적 색채는 영국 공연에서도 유지한다. 이 대표는 “남자 주인공 ‘규진’과 여자 주인공 ‘미나’의 신혼집인 대구 북성로 가옥을 배경으로 하고, 한글 이름도 바꾸지 않았다”며 “작품의 한국적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가는 게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스스로 “DIMF의 수혜자”라고 말한다. 최근엔 차기작 ‘K를 찾습니다’가 DIMF 인큐베이팅 사업에 선정됐다. 이 대표는 “DIMF의 여러 지원 사업이 지역의 창작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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