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이병헌과 조우진이 결이 다른 코미디로 추석 황금연휴 극장가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먼저 개봉해 박스오피스를 선점한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와 3일 개봉하는 ‘보스’(감독 라희찬)가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이 최근까지 극장가를 주도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기세를 꺾고, 한국 영화 ‘쌍끌이 흥행’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왼쪽부터)영화 ‘어쩔수가없다’ 이병헌, 영화 ‘보스’ 조우진 스틸컷. (사진=CJ ENM, 하이브미디어코프)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박찬욱 감독의 신작인 ‘어쩔수가없다’는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박스오피스 정상을 선점했다.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쟁’에 뛰어드는 과정을 슬랩스틱과 언어유희로 버무린 블랙코미디다.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고, 개봉 첫날 33만 관객을 동원해 박찬욱 필모그래피 역대 최고 오프닝을 기록했다. 개봉 5일째 누적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2주 차 들어 관객 증가세가 다소 완만해졌지만, 여전히 예매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어쩔수가없다’는 박찬욱 감독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이고 유머러스하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유머 코드의 호불호는 있으나 박찬욱의 영화 중 가장 진입 장벽이 낮다”며 “코미디와 처절함을 오가는 이병헌의 맛깔나는 연기가 대중적 공감대를 넓혔고, ‘귀멸의 칼날’ 등 일본 애니메이션이 주도하던 극장 분위기를 전환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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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쩔수가없다’ 이병헌 스틸컷. (사진=CJ ENM) |
가족 겨냥 순한 맛 조폭 코미디…조우진 ‘보스’
‘보스’는 2000년대 초반을 풍미한 조폭 코미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순수한 웃음과 다채로운 액션에 방점을 뒀다.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구성원들이 각자 인생 2막을 꿈꾸느라 보스 자리를 필사적으로 거절한다는 ‘역발상’을 유머 코드로 활용했다.
조우진은 차기 보스가 유력한 조직의 2인자이나, 정작 본인은 중식당 주방장으로서 꿈을 펼치고 싶은 주인공 순태를 연기한다. 점잖은 말투, 빠른 두뇌 회전, 공처가 면모 등 기존 조폭물의 클리셰에서 벗어난 신선한 연기로 조폭 캐릭터에 색다른 매력을 불어넣었다. 중국의 액션 스타 성룡을 오마주한 액션 시퀀스로 기성세대의 추억까지 자극한다. 극장 관계자는 “‘어쩔수가없다’가 시네필(영화애호가)과 2030 젊은 관객들을 공략하고 있다면, ‘보스’는 명절 연휴 가족 단위 관객을 겨냥한 정통 코미디로 소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내부자들’(2015)에서 함께 호흡한 이병헌과 조우진이 10년 만에 명절 극장가를 구할 한국 영화 구원투수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 상황이 인상적”이라며 “대작 블록버스터가 없는 상황에서 올해 ‘히트맨2’, ‘좀비딸’이 거둔 코미디 흥행 계보를 두 작품이 이어갈지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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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스’ 스틸컷.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