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임? 해볼게요] 전시 감상하고 전문가 해설 듣고… “신선한 발견” 시민들 호평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출발해 종로구 부암동과 평창동 일대의 숨은 예술 공간을 둘러보는 ‘종로 아트 투어&버스’ 프로그램은 프리즈(Frieze) 서울, 키아프(KIAF) 서울 등 대형 아트페어가 열리는 가을 시즌에 맞춰 기획됐다. 기자는 프로그램 운영 첫날 아트 투어 버스를 직접 타봤다.
숨은 아트 명소 쏙쏙
이날 버스는 오후 1시 30분 정각, 광화문역 1번 출구 앞에서 출발했다. 좌석마다 안내 파일과 송수신기가 놓여 있었고, 참가자들은 ‘종로 아트 투어’ 팔찌를 착용했다. 프로그램 기획자인 권태현 큐레이터가 직접 가이드를 맡았다. 그는 “우리 투어는 대형 미술관보다는 ‘이런 데도 있었어?’ 싶은 예술 공간을 탐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와 ‘자문밖 아트레지던시’였다. 권 큐레이터는 자문밖이 ‘자하문(창의문의 다른 이름) 바깥 지역’을 뜻하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레지던시 입주 작가 최학윤 씨의 작업실을 살펴보고 작품세계 등 궁금한 내용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종로 아트 투어의 핵심은 미술 작품과 전시 공간의 특징, 동네 이야기 등을 함께 엮어내는 것이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공간을 새롭게 아는 재미도 컸다. 서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를 두루 다닌 기자도 ‘에이라운지’와 ‘공간 일리’는 첫 방문이었다. 권 큐레이터는 “줄 서는 곳이나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되는 전시보다 묵묵히 저력을 쌓아온 공간을 보여주고 싶었다. 단시간에 서울 현대미술의 진면목을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정규 사업 편성 목표
광화문역으로 돌아오니 오후 5시 10분이 넘었다. 권 큐레이터가 “즐거우셨느냐”고 묻자 버스 안에서는 “좋았다” “재밌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참가자들은 그새 서로 친근해진 모습이었다. 이날 투어에 참가한 문화예술 콘텐츠 스타트업 ‘널 위한 문화예술’의 이지현 공동대표는 “지역성, 문학, 대안공간, 레지던시 등을 골고루 담은 종합예술 패키지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종로 아트 투어는 9월 4회, 10월 1회, 11월 2회 등 총 7회 운영되며, 11월 투어 표는 10월 중순 오픈될 예정이다. 종로문화재단은 가이드가 동행하지 않는 자율형 아트 버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 버스는 매주 토요일 하루 4회 약 8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요금은 인당 7000원이다. 이용료에는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 입장권 가격이 포함돼 있다. 최초 탑승 시간에 따라 최소 1곳, 최대 4곳까지 둘러볼 수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네이버 예약에서 예매 가능하다.
종로문화재단 관계자는 “내년 정규 사업 편성을 위해 예산을 준비 중”이라며 “10월 18일에는 종로 한복 축제 10주년 기념 ‘종로K축제’와 연계해 외국인 대상으로 아트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기사는 주간동아 1509호에 실렸습니다]
이진수 기자 h2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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