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주도적 역할자
“학교 본래 기능회복과 미래가치 창출할것”
한국의 최초 사액 서원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소수서원이 480여년만에 첫 여성 원장을 맞이했다. 주인공은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78). 소수서원운영위원회는 4일 “소수서원 당회의 의결에 따라 이배용 위원장이 소수서원 원장으로 추대돼 7월 3일 도감단으로부터 망기(望記·추대 혹은 임명장)를 전달받고 직을 수락했다”며 “본격적인 활동과 임기는 10월 추계향사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한국서원 역사 600여 년 동안 여성으로서 서원원장에 추대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녀의 영역’이었던 서원에 이배용 원장이 취임한 것은 한국의 산사(산지승람)와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그는 2020년 도산서원 추계향사에서는 최초의 여성 초헌관을 지낸 후에 현재까지 세계유산에 등재된 8개 서원(도산, 옥산, 병산, 남계, 도동, 필암, 무성, 돈암)의 초헌관으로 참여했다. 이 원장은 현재 한지(韓紙)를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배용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과 대통령소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대통령소속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소수서원은 1542년 경북 영주에 세워진 뒤 1550년 퇴계 이황의 건의로 국왕이 현판을 하사하면서 한국 최초의 사액서원이 됐다. 사액서원이란 국가로부터 공인받은 서원을 말한다. 조선시대 최초의 사립대학인 셈이다. 그동안 이한동,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정범진 전 성균관대 총장 등이 원장을 역임했다.
이배용 신임원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 원장소임을 맡아 영광”이라며 “학교로서의 본래의 기능회복과 인성교육의 실천을 중시하여 후손들을 위한 미래가치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류준희 도감은 “서원 재도약에 이배용 위원장님의 인품과 경륜으로 전통과 현대를 잇는 교육·문화 공간으로서 거듭나기를 바라는 서원 유사들의 간절한 만장일치의 추대가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