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휘경뉴타운 1만가구 입주하는데…도로는 편도 2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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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차량만으로도 벌써 막히는데 교통 대책이 있기는 한가요?” (서울 동대문구 주민 A씨)

이문·휘경뉴타운 1만가구 입주하는데…도로는 편도 2차선

9일 찾은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에선 시민이 도로를 가로지르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보도블록 교체 공사로 인도와 차도 일부가 통제되자 버스를 타기 위해 도로 한복판까지 걸어 나온 것이다. 버스 뒤엔 오도 가도 못한 차량 행렬이 좁은 도로를 꽉 메웠다.

이문로 일대는 올해 서울에서 새 아파트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지역이다. 지난 1월 입주한 ‘래미안라그란데’(이문1구역·3069가구)를 시작으로 7월 ‘휘경자이디센시아’(휘경3구역·1806가구), 11월 ‘이문아이파크자이’(이문3구역·4321가구)가 줄줄이 준공할 예정이다. 이주를 진행 중인 이문4구역(3628가구 예정)까지 포함하면 이문·휘경뉴타운 일대에 4~5년 새 1만3000가구가 들어선다.

문제는 이를 받아낼 도로 용량과 우회도로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문·휘경뉴타운을 관통하는 이문로는 편도 2차선(왕복 4차선)에 불과하다. 회기역까지 이어지던 편도 3차선(왕복 6차선)이 좁아져 상습적으로 병목현상이 발생한다. 이마저도 곳곳에 비보호 좌회전 구간이 있어서 직진 차로로 이용할 수 있는 구간이 제한적이다.

우회도로도 마땅치 않다. 그나마 외대 앞에서 동부간선도로 방향으로 우회할 수 있는 휘경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호가 짧은 데다 도로가 더욱 좁아져서다. 이문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차 네다섯 대만 지나가도 신호가 끊겨 정체가 해소되지 않는다”며 “이문아이파크자이 지하를 지나는 도로를 공사 중이지만 이문4구역 사업이 끝나야 완전 개통하기 때문에 당분간 교통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도로 폭을 확장하는 게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다. 이 경우 길가를 접한 건물의 보상 문제가 발생한다. 이문동 C공인 관계자는 “도로변 건물들을 재개발 구역으로 함께 묶지 못하고 남겨둘 때부터 건드리기 어려운 문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이문로 도로 체계 개선과 관련한 용역이 오는 6월 말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도로 확장과 노선 계획 등 모든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동구와 경기 성남 수정구, 광명 등 신축 아파트 입주가 집중된 지역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상승하는 용적률에 비례한 공공기여분을 규정해 인프라 확충을 유도한다”며 “정비사업도 과밀·교통 체증 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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