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1000대 상장사의 매출 규모는 1997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02~2024년 국내 기업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00대 상장사의 전체 매출액 규모는 1997조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지난 2023년 1863조원과 비교하면 1000대 기업 매출외형은 1년 새 134조원(7.2%↑) 정도 상승했다.
주요 연도별 국내 상장사 1000대 기업의 매출 규모를 살펴보면 1996년에는 390조원으로 400조원을 밑돌았다. 매출 1000조원 시대를 처음 연 시점은 지난 2008년(1197조 원)이다.
그간 가장 돋보인 기업은 삼성전자다. 이 회사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209조 522억원이었다.
지난 2022년 211조 867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출외형이다. 연결기준 매출로 살펴보더라도 지난해 300조 8709억원으로 300조원대 수준을 기록했지만 지난 2022년 기록한 302조 2313억원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1996년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는 별도 기준 매출은 15조 8745억원으로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에 이어 매출 3위였다. 이후 2002년에 형님뻘인 삼성물산을 제치고 국내 매출 1위 자리에 첫 등극했다.
이때부터 지난해까지 23년 연속으로 국내 재계 왕좌 자리에서 한번도 내려오지 않고 최고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2년 매출 1위에 올라설 때만 해도 당시 회사 외형은 39조 8131억원 수준이었다.
지난 2010년(112조 2494억 원)에는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 시대로 진입했다. 2010년 이후 12년이 흐른 2022년에 이르러서야 매출 200조원대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1000대 기업 전체 매출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5%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2023년에 9.1%로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10%대 영향력은 회복했으나 지난 2020년(11.2%)과 2021년(11.5%) 에 기록한 11%대 매출 포지션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지난해 기준 1000대 기업 중 매출 1조원이 넘는 ‘매출 1조 클럽’에는 248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258곳)→2023년(250곳)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 2022년 이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 숫자는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023년만 해도 3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100위권에도 이름을 올렸으나 지난해에는 6900억원대를 기록하며 300위권대로 순위가 밀려났다.
반면 넷마블은 지난 2023년 별도 기준 매출이 7900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조 824억원으로 다시 1조 클럽에 재가입했다.
최근 1년 새 국내 상장사 매출 톱10의 순위도 부침이 컸다.
지난해 기준 매출 1~4위는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91조 6469억원), 현대차(79조 607억원), 기아(63조 2567억원)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23년과 순위 변동이 없었다. 현대모비스(36조 6040억 원)도 2023년과 2024년에 6위 자리를 지켰다.
4개 회사를 제외하고 톱10 자리는 바뀌었다. 지난해 상장사 매출 5위에 SK하이닉스가 이름을 올리면서 이후 순위가 변동됐다.
SK하이닉스 매출 순위는 2023년만 해도 10위였는데 지난해는 5계단이나 껑충 뛰었다. 재작년 매출 톱5에 올랐던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는 7위로 두 계단 후퇴했다.
여기에 ▲S-Oil(2023년 7위→2024년 8위) ▲LG전자(8위→9위) ▲포스코인터내셔널(9위→10위) 역시 지난해 매출 순위가 각각 한 계단씩 밀려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올 1분기 경영 성적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전자업종을 비롯해 자동차와 조선 분야에서 매출 실적이 증가하고 있어 연내 1000대 기업 매출외형은 20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올 2분기 이후 트럼프 관세 등으로 인한 변수가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예의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