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여파에 주담대 금리 급등…미·유럽 주택시장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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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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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가 주택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로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유럽과 북미 지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최근 6.36%까지 상승했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하기 전인 2025년 9월 수준을 웃도는 수치다.

유럽에서도 금리 상승세가 뚜렷하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모기지 금리는 약 0.3%포인트 올랐다. 10년 만기 주택대출 금리는 약 3.6%까지 상승했다. 35만유로 규모의 신규 대출을 받을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000유로 늘어난 1만3000유로 수준으로 커졌다.

독일 모기지 브로커 드 클라인은 “불과 몇 주 사이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추가 인상 전에 서둘러 대출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상승 폭은 더욱 가파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5% 기준 2년 고정형 모기지 금리는 2월 말 3.97%에서 4월 5.1%로 뛰었다.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는 “신규 고정금리 대출 금리 급등이 실수요자들의 구매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FT는 “모기지 대출기관들은 정부 채권 금리 상승분을 대출 금리에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 문제에 고금리 부담까지 겹치며 주택 시장이 이중고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맷 액스 에버코어 ISI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이전에는 주택 공급 과잉이 있었지만 이후 10년간 공급 부족이 이어졌다”며 “현재는 공급 부족 상황에 고금리 부담까지 겹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모기지 금리 안정을 위해 정부보증기관에 채권 매입을 지시했지만, 시장에서는 전쟁 여파로 정책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브래들리 손더스는 “모기지 금리가 6% 이상에 머무는 한 미국 주택시장이 의미 있는 회복세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모기지 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존 뮬바우어 옥스퍼드대 교수는 “갈등이 확대될 경우 세계 경제가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금리 장기화는 결국 주택 구매 심리를 위축시키고 거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히나 부디아 나이트프랭크 파트너는 “모기지 금리 급등 영향이 본격 반영되면 거래 감소와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변수는 중동 분쟁이 얼마나 장기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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