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금고 이재환이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경기고와 8강전에서 7-6 승리를 거둔 뒤 스포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재환은 이날 타자와 투수로 모두 맹활약을 펼쳤다. 목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제겐 꿈같은 시간입니다.”
물금고는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경기고와 8강전에서 9회초에만 4점을 올리며 극적인 7-6 승리를 거뒀다.
이날 물금고 선수 중 가장 크게 빛난 자원은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이재환(19)이었다. 이재환은 중심타선의 포문을 열며 4타수 3안타 3득점 활약을 펼친 것은 물론, 9회말엔 투수로도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 1삼진 호투로 팀의 7-6 승리를 지켰다.
물금고는 1회초 한 점을 먼저 올리며 앞서 나갔으나 1회말 수비에서 경기고 오준영에게 우월 3점홈런을 맞는 등 대거 4실점해 1-4로 끌려갔다. 3회초 공격에서 2점을 추격했으나 4회말과 7회말에 다시 한 점씩을 내줘 3-6으로 패색이 짙었다.
물금고는 9회초 공격에서 일순간에 분위기를 바꿨다. 1사 이후 1루수 옆 내야안타로 출루한 이재환이 물꼬를 텄다. 이재환은 2루 도루를 성공한 뒤 상대 송구 실책을 틈 타 3루까지 내달렸다. 이후 박현준의 우익선상으로 흐르는 1타점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아 추격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물금고 이재환. 목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물금고는 이후 윤지유와 현지호의 1타점 적시타 등을 더해 단숨에 7-6으로 앞서 갔다. 물금고 강승영 감독은 이 상황에서 ‘투수’ 이재환 카드를 꺼내들었다. 9회초까지 타석에 서며 안타와 득점을 올린 이재환이 9회말엔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재환은 시속 140㎞ 이상의 묵직한 직구를 던지며 팀의 한 점차 승리를 최종 지켰다.
경기 후 이재환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해준 우리 팀원들에게 너무 고맙다. 9회초에 내가 출루한 후 (박)현준이가 안타를 쳤을 때 ‘역전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재환은 “이번 대회는 내게 매우 특별하다. 4안타를 친 경기도 있었고, 오늘은 3안타와 함께 투수로 등판해 팀 승리까지 지켰다. 황금사자기는 내게 꿈같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재환은 “내 장점은 빠른 발과 강력한 어깨다. 타격에선 부족한 면이 있었는데, 올 겨울에 연습을 많이 하면서 정확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재환은 팀 우승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 팀의 목표는 여전히 우승이다. 하지만 당장 다가올 4강부터 최선을 다 하는 게 먼저다. 감독님이 맡겨만 주신다면, 투수로 또 등판할 수 있다. 105구를 던지라 하셔도 던지겠다. 팀 승리가 먼저다”라고 말했다.
목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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