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끝?"…발길 끊은 MZ 잡기에 '안간힘' 쓰는 가전매장

5 hours ago 1

롯데하이마트, 6년 연속 매출 감소
전자랜드, 2021년 이후 매출 줄어
성장성·수익성·안정성 모두 빨간불
1~2인 가구용 PB·체험매장 등 총력
"과거 오프라인 전략 유효하지 않아"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국내 가전양판업계에 수년째 찬바람만 불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등 주요 업체들이 점유율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 모두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가전·가구 통합 매장, 체험형·유료회원 전용 매장을 확대하거나 1~2인 가구를 겨냥한 신규 브랜드를 띄우는 방식으로 성장 기회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매출 6년째 감소…영업이익률 0.07%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등 주요 가전양판업체는 수년째 부진한 실적으로 고전하는 중이다. 이들 업체 매출 추이를 보면 성장판이 닫힌 상황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는 전년 대비 매출이 마지막으로 증가했던 2018년 이후 단 한 번도 매출액이 늘어나지 않았다. 6년째 매출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2021년엔 매출 3조8697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4조원대가 붕괴됐다. 3조원대 연간 매출은 불과 2년 뒤인 2023년 2조6101억원을 올리는 데 그치면서 무너졌다. 지난해엔 전년보다 9.7% 감소한 2조3567억원을 기록하면서 2조원대 매출을 가까스로 유지했다.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5억원 줄어든 17억원. 영업이익률은 2023년 0.32%에서 지난해 0.07%로 곤두박질쳤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89.7%에서 103.6%로 증가했다.

전자랜드 매출 3년 연속 줄어…수익성·안정성 '경고등'

전자랜드 운영사인 SYS리테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SYS리테일 연간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했던 마지막 해는 2021년. 이후 3년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매출은 2021년만 해도 8784억원에 달했지만 2022년 7000억원대로 내려앉았고 2023년엔 5998억원으로 추락했다. 지난해엔 522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2020년을 끝으로 적자 전환했다. 2021년 18억원, 2022년 109억원, 2023년 229억원으로 해마다 적자 규모가 증가하다 지난해 172억원으로 손실 폭을 줄였다. 부채비율은 2022년 1980%를 기록한 뒤 2023년 자본총계 -19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지난해에도 -85억원을 나타냈다.

시장 점유율 하락폭은 전자랜드보다는 롯데하이마트가 두드러졌다. 롯데하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점유율은 2015년 48.7%를 기록한 이후 매년 추락했다. 2019년 38.7%에 머물면서 40%대가 붕괴됐다. 2023년엔 29.1%로 30%대마저 무너졌다. 전자랜드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7%대 점유율을 지켰지만 2023년 6.7%를 나타냈다.

롯데하이마트가 21일 출시한 1~2인 가구 대상 자체브랜드(PB) '플럭스(PLUX)' 가전제품.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롯데하이마트가 21일 출시한 1~2인 가구 대상 자체브랜드(PB) '플럭스(PLUX)' 가전제품.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롯데하이마트 '1~2인 가구 전용 PB·매장 다양화' 총력

롯데하이마트는 이에 젊은 1~2인 가구를 겨냥한 신규 자체브랜드(PB)와 가전·가구·인테리어 통합 매장을 띄웠고 '고객 평생 케어' 서비스를 앞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오프라인에선 기존 매장 매출이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고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부문도 직매입 자사몰을 중심으로 하반기 들어 성장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롯데하이마트가 띄운 신규 PB '플럭스(PLUX)'는 1~2인 가구를 위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형 가전을 앞세워 매출을 끌어올리겠단 전략의 일환이다.

한샘과 함께 조성한 가전·가구 통합 매장에선 가전에 맞는 가구와 인테리어를 상담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공략 대상을 확대했다. 가전·가구 통합 매장은 올해 더 늘릴 계획이다. 사후서비스(A/S) 브랜드를 확대하고 취미·모바일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한 체험형 매장을 신설한다는 계획도 추진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매출을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영업이익 100억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전자랜드가 전라남도 여수시에 오픈한 ‘랜드500 여수본점’ 전경. 사진=SYS리테일 제공

전자랜드가 전라남도 여수시에 오픈한 ‘랜드500 여수본점’ 전경. 사진=SYS리테일 제공

전자랜드, MZ 직장인 공략에 유료회원 전용 매장 속도

전자랜드는 디지털집약매장(DCS)으로 최근 화제가 되면서 성장 동력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전자랜드 매장 내 타건숍 '세모키(세상의 모든 키보드)'는 MZ 직장인들을 단골로 만들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자랜드는 이 같은 DCS 매장을 계속해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반전을 위한 핵심 카드는 유료회원 전용 매장인 '랜드500'이다. 업계 최초로 유료 회원제 매장을 띄워 승부수를 던졌는데 해당 지점의 매출 증가가 확인되면서 효과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매장은 연회비를 낸 유료 회원에게 특가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거나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는 장소로 활용하는데 과거처럼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만 상대하는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도 없다"며 "소비자들은 고객에 대한 경험관리가 잘 되는 유통채널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체험형 매장 등을 활용한 오프라인 경험을 토대로 온라인에서 최종적인 구매 행동이 일어날 수 있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