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日 제치고 '세계 4강'…한국 수출 새 역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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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가 이끈 역대급 수출 > 한국이 올해 6월 수출액 1022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독일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월 수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1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 반도체가 이끈 역대급 수출 > 한국이 올해 6월 수출액 1022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독일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월 수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1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월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독일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세운 대기록이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수출이 폭증한 데다 자동차, 철강, 일반기계, 화장품 등 다른 주력 품목 수출도 고르게 늘어난 덕분이다. 이에 올해 수출이 1조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지난해 세계 7위에 오른 한국이 일본과 이탈리아는 물론 네덜란드까지 제치고 ‘수출 4강’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6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70.9% 증가한 1022억5000만달러(약 160조원)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도 45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수입은 661억달러로 30.1% 늘었다. 무역수지는 361억5000만달러 흑자로 월 흑자 규모가 사상 처음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최대 공신은 역시 반도체였다. 반도체 수출은 448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99.5% 급증하며 처음으로 월 400억달러를 웃돌았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가격이 올라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컴퓨터 수출도 AI 서버용 저장장치(SSD) 수요 확대에 힘입어 308.8% 늘었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 수출은 28%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67억1000만달러로 5.8% 확대됐고 선박(12.9%) 일반기계(7.5%) 철강(9.6%) 비철금속(45.8%)도 일제히 증가세를 보였다. 화장품(42.5%) 등 소비재도 역대 6월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수출은 4967억달러로 5000억달러에 근접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하반기에도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출 물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달에는 연간 1조달러 달성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씀드렸는데, 지금은 불가능이 가능성으로 점점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AI 병목' 장악한 韓 제조업…日 제치고 '세계 수출 4강' 청신호
AI 투자붐에 메모리 가격 급등…상반기 수출, 작년 연간실적 넘겨

이대로 가면 日 제치고 '세계 4강'…한국 수출 새 역사 쓴다

한국 수출이 매달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달에는 월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수출 증가세를 주도한 건 물량이 아니라 가격이다. 반도체를 포함한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 인공지능(AI) 대전환의 병목을 지키고 있는 데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한 영향이다. 질적으로 달라진 한국 수출은 당분간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이 올해 미국 중국 독일을 잇는 ‘세계 무역 4강’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플러스알파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192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6%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최대 기록인 1734억달러를 상반기에 이미 뛰어넘었다. 컴퓨터 수출도 AI 서버용 저장장치(SSD) 수요 급증에 힘입어 상반기에만 212억달러를 기록했다. 기존 연간 최대치인 2004년(171억달러) 실적을 갈아치웠다. 6월 기준으로 보면 반도체(448억달러)와 컴퓨터(54억달러) 수출만 500억달러를 넘어 전체 수출액(1022억달러)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수출 증가를 이끈 건 단연 메모리 가격 상승이다. D램 반도체 고정가격은 올해 1월 28.5달러에서 6월 40달러로 올랐고, 낸드플래시는 9.5달러에서 28.8달러로 세 배 이상으로 뛰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증한 영향이다. 정부는 가격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칩플레이션 영향으로) 휴대폰 등의 수요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과거에 비해 모바일 적용 비중이 줄어들어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에만 의존한 성장은 아니었다. 6월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 수출도 28% 증가했다. 자동차(5.8%), 일반기계(7.5%), 철강(9.6%), 선박(12.9%), 화장품(42.5%), 바이오헬스(14.1%) 등이 고르게 증가하며 20대 주력 품목 가운데 18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다.

◇1~4월 수출 일본 제치고 5위

반도체 외에도 많은 품목이 세계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격을 인정받았다. 선박의 경우 수출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수출액은 12.9% 증가한 2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고부가 가치 액화천연가스(LNG)선 비중이 확대되며 평균 수출단가가 높아진 영향이다. 비철금속도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따른 구리 수요 증가와 중동 전쟁에 따른 알루미늄 공급 차질이 겹치며 단가가 뛰었다. 수출 물량도 늘어 전년 6월보다 45.8% 증가한 1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6월 기준 최대 수출 실적이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출단가가 크게 뛰었다. 석유제품(55억9000만달러)은 수출 물량이 7% 감소했지만 수출단가가 전년보다 61% 상승해 수출액은 49.8% 증가했다. 석유화학도 내수 우선 공급으로 수출 물량이 14.6% 줄었다. 그러나 제품 가격이 39% 뛰어 수출액은 18.8% 늘어난 4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고환율로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축했다. 강 실장은 “반도체를 포함한 많은 품목이 달러 기준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의 경우 내연차 수출이 줄어든 반면 전기차와 친환경차 수출은 늘었다”며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작년 7위였던 한국의 세계 수출 순위가 올해 한 계단 더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기준 1~4월 누적 수출에서 한국은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같은 기간 8위에 머물렀다. 강 실장은 “중계무역 비중이 큰 네덜란드를 제외하면 사실상 세계 4강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조치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유가 변동성은 하반기 수출의 변수로 꼽힌다.

김리안/박종관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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