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한국에만 있어요"…'슬램덩크' 몰랐던 사실 [원종환의 '애니'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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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더 퍼스트. 사진=넷플릭스 캡처

슬램덩크 더 퍼스트. 사진=넷플릭스 캡처

"(안상수 감독에게)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죠? 나는 지금이라고요!"(강백호)
"우린 할 수 있다. 하나, 둘, 셋. 이기자!"(송태섭)

한국에서 490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2023년 작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더 퍼스트'에 나오는 북산고 농구부 주전들이 한 말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북산고 농구부가 전국대회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산왕공고 농구부와 겨루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그간 주목받지 못한 노력파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앞세워 스토리텔링을 치밀하게 묘사해 호평을 받았다.

이 애니메이션은 1990년 일본 주간소년 점프에 6년간 연재된 만화 '슬램덩크'가 원작이다. 우승과 거리가 먼 북산고 농구부에 입단한 그가 안상수 감독 아래에서 에이스 서태웅, 노력파 송태섭, 정열맨 정대만 등의 동료들과 함께 최고의 팀을 꾸려가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일본 문화성이 2006년 진행한 '일본 미디어 예술 100선' 만화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웰메이드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슬램덩크 국내 정발 주도한 대원씨아이

국내에선 대원씨아이가 총 31권의 단행본을 정발했다.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는 만큼 단행본도 해를 거듭하며 여러 시리즈로 리뉴얼돼 나왔다. 3가지 종류의 일본과는 달리 국내에는 총 5가지 종류의 판본이 출간된 게 특징이다. 황민호 대원씨아이 대표는 "슬램덩크만의 감성을 좋아하는 애독자를 고려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2015년 출간한 '슬램덩크' 박스판. 사진=대원씨아이 제공

2015년 출간한 '슬램덩크' 박스판. 사진=대원씨아이 제공

앞서 국내에는 1990년대 슬램덩크가 연재될 당시 이에 뒤따라 연재본이 나왔다. 국내 만화잡지 '코믹 챔프'의 첫머리를 장식하기도 했다. 슬램덩크 흥행에 이어 2001년 완결된 내용을 하나로 묶은 슬램덩크 완전판이 출시됐다.

2006년 출간된 완전판 프리미엄판은 대원씨아이가 주도해 만들어 한국에만 존재한다. 황 대표는 "플라스틱 비닐로 책 덮개를 만들고 고급 종이를 사용하는 등 양질의 만화책을 제작하려는 게 취지"라며 "각 박스를 순서대로 연결하면 하나의 일러스트처럼 연출되는 2015년 출간판도 한국에만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만화 슬램덩크 '스캔본' 서비스 출시 예정

2018년 출간한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사진=대원씨아이 제공

2018년 출간한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사진=대원씨아이 제공

2018년에는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새로 그린 그림을 활용한 신장재편판이 나왔다. 기존의 내용을 20권으로 축약해 만든 이 시리즈는 2023년 슬램덩크 더 퍼스트가 개봉한 이후엔 약 140만 부가 팔려나갔다.

올 하반기에는 만화 슬램덩크를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도 공개할 계획이다. 만화 스캔본을 PC나 스마트폰으로 보는 방식이다. 황 대표는 "10여년간 원작자를 설득한 끝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국내 플랫폼을 활용해 폭넓게 슬램덩크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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